메르스 비극, 법정 가는 두 종합병원
분당제생, SNS 괴담 춘천성심 강경 대응…손실분 산정 돌입
2015.07.02 20:00 댓글쓰기

 

경기도 성남시와 강원도 춘천시에 위치한 종합병원 두 곳 사이에 법적 다툼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관련 괴소문이 분쟁의 발단이다.

 

2일 의료계에 따르면 춘천성심병원은 메르스가 국내에 확산되기 시작한 지난달 초 분당제생을 비롯한 병원 수 곳을 메르스 접촉 기관으로 간주했다.

 

이어 내부에 해당 병원 이름을 게시했다. 게시물을 확인한 환자 및 방문자들은 이를 촬영한 후 SNS에 올리면서 순식간에 퍼져 나갔다. [사진]

 

이후 춘천성심병원에 게시됐던 의료기관들은 환자 및 보호자들의 기피 현상이 발생하면서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실제 분당제생병원 경우 괴담 확산 이후, 문의 전화가 빗발쳤다. 예약 취소 폭주와 함께 외래환자가 급격히 줄었으며, 수술을 연기하는 사례가 속출했다.

 

금전적 손실 외에도 이미지 실추까지 떠안았다. ‘메르스 환자가 왔는데도 알리지 않았다’는 전화 항의와 함께 직접 업무팀에 찾아와 큰소리를 내는 방문자까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분당제생병원은 메르스 의심 환자 내원으로 환자안전을 위해 선제적으로 응급실을 폐쇄했다. 응급실 근무 의료진과 환자, 보호자를 15시간 격리하는 등 선제적으로 대응했다.

 

이후 질병관리본부로부터 메르스 의심환자에 대해 1, 2차 정밀검사 모두 음성으로 판정돼 정상 운영중이던 병원으로서는 억울할 수 밖에 없었다.

 

분당제생병원은 더 이상의 피해 확산을 막고 정확한 사실 규명을 위해 춘천성심병원을 지목, 법적 대응을 공표한 바 있다. 이곳 병원에 진위 여부를 묻는 공문을 발송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춘천성심병원은 “메르스 감염 가능성이 있는 환자를 스크리닝하기 위한 문진용으로 작성한 것이 잘못 공개돼 유포됐다.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 사과한다”는 내용의 회신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분당제생병원은 손해배상 소송 위해 변호사 자문을 구하고 있다. 조만간 금전, 이미지 실추 등 손실분 산정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분당제생병원은 “메르스에 선제적으로 대응했고 정확한 내용을 병원 홈페이지에 신속히 게시했지만 적잖은 피해가 발생했다”면서 “사실 확인 없이 허위사실을 유포, 손해를 끼친 곳에 대한 적절한 대응 수위를 모색하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에 대해 춘천성심병원 측은 “당시 정황을 정확히 설명하고 사과의 뜻을 전하는 공문을 발송한 상태”라며 “분당제생병원 측의 결정에 따라 적절한 해법을 찾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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