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사망자 유족들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병원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다.
오늘(9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은 서울 종로구 경실련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메르스 사태에 대한 국가와 의료기관의 책임을 묻기 위해 오후 1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소장을 접수한다"고 밝혔다.
첫 소송을 제기하는 원고는 건양대병원 응급실에서 16번 슈퍼전파자로부터 감염돼 사망한 45번 환자 유가족 6명이다. 학교법인 건양학원과 정부, 대전광역시를 상대로 위자료 등 손해 배상 청구를 주장할 계획이다.
또 강동성심병원을 거친 뒤 메르스 감염으로 사망한 173번 환자의 유가족 6명, 165번 환자와 함께 강동경희대병원 투석실에서 치료를 받았다 격리된 격리자 3명도 소송을 제기한다.
이번 소송에 대해 고계현 경실련 사무총장은 "의료기관은 환자안전을 무시한 채 환자 격감을 우려한 나머지 감염병 발생사실을 숨겨 감염되지 않았거나 감염을 조기진단치료 받을 수 있는 많은 환자들에게 감염과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메르스 감염병 관리 등 공공의료체계와 공공인력 양성에 실패한 국가와 지자체에 대해서도 공동 불법행위책임을 물어 국민의 생명보호와 공공의료 확충을 촉구하고자 하는 목적"이라고 밝혔다.
신현호 변호사는 "의료기관은 공기 중 전파예견 가능성, 사전회피의무, 조기검진 및 치료의무 위반, 가족 면회제한, 사후피해확대방지의무 위반, 환진 후 국가감염병관라기기관으로 전원의무를 위반한 과실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정부는 공기 중 전파 예견 및 2~4차 감염 위험을 제대로 예견하지 못했으며, 사전회피의무, 정보공개의무, 공공의료확충 및 의료인력 양성 의무, 사후 피해확대방지의무 등을 위반했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173번 환자의 아들은 "방역 체계가 제대로 돼있다면 슈퍼전파자도 없었을 것이며 어머니도 메르스에 감염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강동성심병원에도 환자의 잘못만 들춰내기보다 의사로서 밝혀야 할 부분을 밝히고 본분을 다하라"고 호소했다.
향후 메르스 사태로 인한 환자 및 유족의 소송 제기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유족 및 격리자들과 함께 소송을 진행하는 경실련은 향후 집단소송 제기도 고려하고 있다.
경실련은 향후 "메르스 사태 피해자의 권리를 구제하는 활동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