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전공의 제도 과잉 간섭…민간 이양 필요'
의협 의료정책硏, '의료정책, 현장에서 답을 찾다' 책자서 주장
2012.04.09 20:00 댓글쓰기

전공의 처우·제도 개선 필요성이 끊임 없이 제기돼 온 가운데 전공의 제도에 대한 국가 관여를 줄이고 민간 기관으로의 이양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0일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박윤형 소장은 ‘의료정책, 현장에서 답을 찾다’ 책자를 통해 전공의의 법적지위와 역할을 논하면서 "현 전공의 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은 국가와 법의 과잉 간섭"이라고 지적했다.

 

먼저 박윤형 소장은 전공의와 관련해 무엇보다 ‘처우 개선’이 화두임을 강조했다.

 

박 소장은 “전공의는 3神(먹을 것 보면 걸신, 눈치는 귀신, 일하는 것은 등신)이라고 자신들을 비하하며 이 시절이 빨리 지나가길 바라곤 한다”며 “이는 급여 등을 떠나 이들의 지위와 역할이 비정상적임을 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법적·제도적 측면에서 전공의의 지위·역할을 살펴보고 이들의 문제점을 찾아 개선책을 모색해야 한다는 논리다.

 

"급여 받고 배우지만 부여된 노동 등 너무 과다"

 

박윤형 소장은 “전공의가 전문의 자격을 받기 위해 거치는 과정은 의사면허를 받기 위한 과정과 거의 유사하지만 가장 큰 차이점은 수업료를 내고 배운다는 것과 급여를 받고 배운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피교육생인 전공의가 급여를 받고 있기 때문에 이들에게 과다한 노동을 지우는 이유가 된다는 것이다.

 

박 소장은 “하지만 이들이 전문의 취득 후 가질 수 있는 법적 이득은 전문과목을 표시할 수 있다는 권리 뿐이다”며 “이러한 권리를 갖기 위한 제도로 보기엔 시간과 노력이 너무 많이 소요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병원 내 지위와 관련해서는 전공의가 피교육자가 아닌 근로자임을 판시한 대법원 판결에 주목했다.

 

박 소장은 “병원 측에서는 자체 채용권이 없이 법이 정한 프로그램에 따라 인력을 운용하는데 근로자와 동일한 지위로 보는 시각에 대해 아직도 반발하고 있다”며 “전공의 제도가 가진 가장 큰 법적인 문제점은 국가(法)의 과잉간섭”이라고 밝혔다.

 

"미국처럼 전공의 교육비를 정부가 일부 보좌해야"

 

또한 “특별한 법적인 지위를 부여하지도 않으면서 국가가 대학교육 과정보다 더 자세히 전공의 교육·선발과정에 관여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며 “이러한 제도를 유지키 위해선 미국처럼 전공의 교육비를 정부에서 일부 보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미국은 전공의 제도에 대한 정부 간섭은 일체 배제한 채 의협 등 민간 기구에 완전 위임하고 전문의 자격도 의협 및 각 학회에 부여하고 있다. 

 

박윤형 소장은 “전문의 자격증을 국가에서 교부하는 나라는 없다”며 “우리나라 전문의 제도는 민간이 차려놓은 제사상에 국가에서 ‘감 놔라 배 놔라’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규제개혁의 논리와 시민사회 발달에 따라 전문의 수련제도를 국가에서 민간으로 이양할 때”라며 “법에서 과감히 삭제하고 민간에서는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권위 있고 공정하게 전문의 제도를 만들어 나갈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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