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약사대회와 마찬가지로 안철수 후보는 마지막까지 참석 여부를 놓고 의협과 조율하다가 최종적으로는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안철수 후보의 부인인 서울대 김미경 교수[사진 右]도 참석해 축사를 대독했다.
관심을 끄는 대목은 의-약 갈등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6일 약사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나섰던 대통령 후보들이 나란히 의사가족대회에 발걸음을 옮겨 눈길을 끌었다는 점이다. 그 가운데 이들은 의사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했다.
포괄수가제 확대 시행, 의료분쟁조정법 등 의료계를 압박하는 정책이 쏟아져 나오면서 의료계의 분위기가 경직돼 있음을 인식한 듯 우선, 박근혜 후보는 "정부나 정치권이 일방적으로 정책을 추진하지 않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언급했다.
박근혜 후보는 "의사들을 비롯해 의료인 가족을 만나면 제일 먼저 감사하다는 말씀부터 드리게 된다"며 “당장 생색내기용으로 몇 가지 정책을 내놓는 것이 아닌 근본적으로 제도를 개선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면 적극 돕겠다"고 의사들로부터 지지를 끌어냈다.
그러면서도 박 후보는 "오로지 환자 진료에만 집중할 수 있어야 국민들도 건강하지 않겠냐"며 의사들의 공로를 인정함과 동시에 지속적인 노력을 앞으로도 경주해달라며 우회적인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문재인 후보 역시 "의료비 부담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 의료인들의 전문성이 제대로 발휘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건강보험 범위를 확대하고 건강보험수가를 정상화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가 "국민 대다수가 건강보험 혜택을 누리고 있으며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부러워할만큼 의료의 질적 수준 또한 세계적으로 올라섰다는 점에서 기쁘다"고 언급한 것도 의사들의 전문성을 인정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그러나 이들은 공통적으로 여전히 의사들의 자존심을 회복하고 전문성을 살리기에는 한계점이 많다는 데 입을 모았다.
문재인 후보는 "국민 건강의 보장성과 의사들의 진료권 보장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면서 "국민도 의료인도 모두 힘들어 졌으며, 특히 저수가 체계는 의료전문가들의 자존심을 무너뜨렸다"고 지적했다.
특히 보장성 강화를 모토로 하는 민주통합당의 소속인 문 후보는 환자들의 건강권과 의료인의 전문성은 서로 맞닿아 있다는 점을 환기시키며 '국민 표'를 잃지 않기 위한 의지도 확실히 내비쳤다.
문 후보는 "의료비 부담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것도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물론, 동시에 의료인의 전문성을 보호하고, 일차 의료가 국민 신뢰를 받고 의료의 중심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여약사대회에서 두 후보들은 '의약분업의 원칙을 지키겠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약사들의 전문성이 보장받을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발언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국민건강 지킴이로서의 전문적이고 주도적인 약사의 역할을 거듭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