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대로 녹록치 않았다. 지난 5월 공식 취임했던 대한의사협회 노환규 회장이 처음으로 임채민 보건복지부 장관과 긴급 회동을 가졌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손에 넣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대정부 투쟁을 독려하기 위해 시작됐던 노환규 회장의 단식에 이어 11월 24일 1단계 투쟁, 12월 1일 2단계 투쟁, 오는 17일로 예고돼 있던 의료기관 휴폐업이 전면 유보됐다.
2단계 투쟁에 이르기까지 상당수 의료기관의 참여를 이끌어내면서 대정부 투쟁의 동력을 확보할 것으로 예견했지만 결과적으로 소득이 없어 비난을 면키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사실 임 장관과의 회동 소식이 알려졌을 때도 올해 내내 갈등을 반복했던 정부와 의료계가 한자리에 모인다는 점에서는 관심이 집중됐지만 합의에 이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이와 관련, 송형곤 대변인은 “주 40시간 근무 및 토요일 휴진, 평일 하루 휴진, 전면 휴폐업 등 여러 가지 단체 행동은 일단 유보이지만 협의체를 만들 개연성은 충분히 있다”면서 “5일부터 실무진끼리 협상을 시작하는 만큼 결과물을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송 대변인은 “최악의 상황에 이르게 된다고 해도 향후 형사적인 책임 등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분명한 것은 투쟁의 동력을 확보하는데 국민의 여론을 등에 업지 않고서는 안된다는 점”이라고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향후 회원들의 믿음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성과를 얻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집행부가 책임지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하지만 이전 집행부와 취임 초부터 ‘강경 모드’를 이어온 현 집행부에 대한 시선은 극명히 엇갈리고 있다.
우선, 의협은 현재의 상황이 건정심을 탈퇴했을 때부터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며 많은 부분 돌아왔다고 볼 수도 있으나 결코 실패했다고 생각하지 않는 분위기이다.
송 대변인은 “만약 노환규 회장이 취임한 후 과거 다른 회장들처럼 복지부에 들어가 인사하고 건정심에 얌전히 앉아 있었다면 무얼 얻었을까라고 생각하게 된다”면서 “편한 길을 갔다면 무언가 얻었을 것이라 절대 생각지 않는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반면, 일부 회원들 사이에서는 “복지부와는 정책 공조라는 것이 일상화돼 있었는데 기본적으로 이뤄져 왔던 것마저 어렵게 돌아왔다”면서 “기다려보라고 하던 투쟁 로드맵의 결론이 대체 무엇인가”라며 아쉬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한 “포괄수가제 시행 때도 마찬가지였다. 안과의사들이 수술 연기라는 어려운 결정을 감행했을 때도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급작스럽게 철회하더니 이번 경우도 마찬가지”라며 불만이 제기되기도 한다.
이 같은 측면에서 오늘(5일)부터 시작되는 의협과 복지부의 실무 협상이 과연 어떤 성과를 도출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