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대한의사협회(회장 노환규)가 건강보험정책심의원회(이하 건정심)에 불참한 상태에서 의원급 수가가 2.4% 인상으로 결정됐다.
이런 상황에서 1주일 후인 오는 28일 국회에서는 건정심 구조 개선을 주제로 한 공청회가 열린다.
새누리당 박인숙 의원이 주최하는 이번 공청회에서는 그가 발의할 건강보험법 개정안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여 내용이 이목이 집중된다.
만약 공청회에서 중지가 모아지고 법 개정안 발의로 급물살을 타게 될 경우, 의협의 건정심 복귀 일정도 빨라질 수 있을 전망이다.
박인숙 의원실 관계자는 21일 “지난 10년 동안 건강보험 수가가 결정되는 과정을 살펴보면 가입자와 공급자의 협상에 공익위원이 중재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상당 부분 가입자 손을 들어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대선에서도 약속했듯 말만 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에 옮기는데 주력하겠다”면서 “공청회에 이어 다음주 경에는 법안 발의를 통해 건정심 구조를 개선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공청회는 28일 국회 의원회관 신관 제2세미나실에서 진행된다.
한편, 21일 건정심의 내년도 의원급 수가 인상 결정과 관련, 대한의사협회 송형곤 대변인은 “2013년도 수가 인상률 2.4%가 물론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지만 패널티를 적용하지 않았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우선, 의미를 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송 대변인은 “더욱이 현재 복지부와 적극 대화 채널을 가동함으로써 합리적인 보건의료정책 수립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는 만큼 양측 모두 당장 수가 인상 수치에 연연하지 말자는 방향으로 얘기가 오갔다”고 말했다.
눈에 띄는 점은 복지부가 이날 부대조건으로 "건정심에 복귀하지 않을 시 내년도 수가 협상에는 불이익이 불가능하다"고 내세운 것과 관련, 의료계가 날을 세우지 않았다는 점이다.
사실 그 간 복지부와 의료계는 첨예한 이견을 보이면서 한 쪽이 공격을 하면 즉각 반박하는 등 심각한 갈등 구도를 빚어왔다.
송 대변인은 “손건익 차관을 포함해 복지부와 최근 들어 집중적인 논의를 이어가고 있지만 복지부도 이렇다할 명분이 없는 한 의협이 건정심에 복귀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송 대변인은 “생각 같아서는 더 많은 수가를 받고 싶지만 중요한 것은 합리적인 건강보험수가 결정 구조의 틀을 만드는 것”이라면서 “다만 확실한 명분을 찾지 못한다면 당분간은 건정심에 복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의협은 "건정심 위원 구성이 가입자과 공급자의 비율이 1:1 동수로 구성이 돼야 한다"고 강력히 피력하고 있다.
송 대변인은 "기술적인 구성에 대해서는 더욱 심도있는 검토가 필요하다"며 "큰 틀에서 2:1로 꾸려져 있는 위원 구성은 1:1로 변경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상황이 녹록칩 만은 않다. 박인숙 의원이 건정심 구조 개선에 대해 처음으로 건강보험법 개정을 시도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전망이다. 야당의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 뿐만 아니라 시민단체 등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며 이는 의협 역시 공감하고 있는 대목이다.
송 대변인은 "건정심 구조 개편이 우리의 힘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입법기관을 통해 건강보험법을 개정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