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환규 대한의사협회장이 3월 10일로 예고한 총파업(정부는 집단휴진 명칭) 참여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대학병원 의료진과의 스킨십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이는 현재 진행 중인 찬반투표에서 의료발전협의회 협의결과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으로 판단, 총파업을 준비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현재 의협이 파업을 결정해도 대학병원 의료진이 참여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인식이 의료계 내부적으로 팽배한 상황이다.
노환규 의협 회장은 26일 강서구의사회 정기총회에서 참석한 자리에서 이 같은 인식을 부정하지 않았다. 다만 전공의들이 적극적인 참여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대학병원이 정상적으로 진료하면 파업이 실패할 것이란 한 회원의 질문을 받고 내놓은 답변이었다.
노 회장은 "전공의가 파업하지 않으면 참여하지 않겠다고 한 시도의사회장이 4명 있었다. 최근 전공의협의회 임시총회에서 파업 동참을 지지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대학병원을 매일 다니고 있다. 26일 서울성모병원에선 전공의들이 한 명도 빠지지 않고 투표할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며 "교수들도 60~70%가량 투표할 것으로 본다. 젊은 전공의들은 관심이 대단히 크다"고 전했다.
이어 "대학병원 분위기가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의료진들이 큰 위기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노 회장은 "파업에 들어가면 병원별로 다른 행보를 보일 것이다. 일부 교수들은 자신들이 진료를 맡을 테니 파업에 참여하라고 전공의들을 독려했다"고 말했다.
노 회장은 파업이 결정되면 기간과 방법 등 진행 형태를 오는 3월 1일 결정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진료개시명령 등 정부 대응에는 "개인의 업무개시명령을 받았을 때부터 효력이 발생한다"며 "받지 않는 방법을 안내하면 된다. 물론 우리는 안내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회장은 자신의 구속 가능성도 내비쳤다. 그는 "내가 법적인 책임을 지고 구속되면 비로소 진정한 투쟁을 시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와 의협 의사 소통에 문제 있어"
노 회장이 사실상 파업 준비에 돌입했지만 일부 구의사회에선 신중한 태도를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기창 은평구의사회장은 26일 정기총회 축사에서 정부뿐 아니라 의협에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김 회장은 "정부나 의협 집행부 모두 처음이라 그런지 소통과 의사결정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며 "자기 말만 맞는다는 태도를 보인다. 독불장군처럼 굴면 사회에서 왕따만 당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견임을 전제로 "정부가 추진하는 원격진료와 의료영리화 정책에 너무 부정적인 의견만 개진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가진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수가 현실화와 자율징계권 확보 등 당면한 문제에 대해 정부와 건설적인 대화를 추진하는 것이 어떨까 생각한다"며 "불확실한 미래를 예측하려면 그 미래를 만드는 것이 확실하다. 수동적으로 따라가기보다는 우리가 스스로 미래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