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파업처럼 전공의·교수 방관 안할 것'
충북대병원 한정호 교수 '총파업으로 치달을 가능성 높아'
2014.03.06 15:12 댓글쓰기

"대학병원에 경증환자가 넘치는 문제를 공론화할 때는 언제고 원격 컴퓨터 대면진료를 할 경증환자를 대학병원에서 진료하라는 것이 지금 정부의 주장이다. 이미 고사된 동네의원은 아예 문 닫으라는 말과도 같다."

 

현직 대학교수인 충북대병원 소화기내과 한정호 교수가 "2000년 의약분업으로 전공의 대부분이 파업했을 때와 지금은 유사하다"며 "개원의만 휴업할 것이란 폄하와 강경 대응하겠다는 정부의 엄포는 전공의들 및 병원의사, 대학교수들에게 불을 지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한정호 교수는  4일 자신의 SNS에서 "의료전달체계를 더 무너뜨리자는 앞 뒤 안맞는 무개념 정책을 정부가 앞장서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2000년과 같은 총파업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본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전공의 8시간 준법투쟁 하면 대다수 병원 1주일내 마비"  

 

한 교수는 "만약 전공의 1명이 출근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남은 사람은 일이 2~3배가 늘어난다"며 "누구는 나오고 누구는 안 나오게 되는데 예컨대 흉부외과 전공의가 1명이라면 업무 대부분이 조만간 마비된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또한 전공의가 준법투쟁으로 하루 8시간 근무만 해도 실제 병원은 30% 이상이 일주일내로 마비돼 수술과 입원환자를 대폭 축소해야 한다"며 "젊은 교수들 역시 한명이 아파서 쉬게 된다고 해도 1~2주일 동안 다른 사람이 대신 해줄 수 없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전공의와 젊은 교수들에게 업무가 과중될 수밖에 없는 현 구조를 정면비판했다.

 

한 교수는 "우리나라 GNP의 20%도 안되는 나라들보다도 낮은 의료수가 때문"이라면서 "환자를 진료할수록, 적자를 보는 구조이기 때문에 어느 병원도 중증환자에 투자를 못하고, 중증환자를 진료하는 전공의와 교수들이 몸으로 때우도록 지난 10여 년간 의료형태가 무너진 것"이라고 성토했다.

 

그는 "의료사고로 형사소송을 당하면 개인 문제이니 알아서 하라고 하는 병원이 태반"이라면서 "이 또한 수술하면 적자나 만드는 의사들에게 당연한 처분"이라고 말했다.

 

2000년 전공의 파업 당시 전공의였거나 학생으로 투쟁에 동참했던 경험을 언급하며 현 상황의 심각성을 환기시켰다.

 

"저수가로 병원이 망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인데 모든 걸 의사 책임으로 마녀사냥"

 

한 교수는 "현재 50대 이상의 의사들과는 생각의 차원이 다르다"며 "본인 역시 전공의 파업으로 늘어난 업무를 대신할 수 없고 외래 환자든, 입원환자든 모두 밀리도록 둘 수 밖에 없다. 응급실만 커버하기도 벅차다"고 호소했다.

 

특히 한 교수는 "의사들이 극단적 투쟁까지 하겠다는 원인은 극심한 저수가로 병원이 망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라면서 "병협은 이를 방관하고 자신들의 돈벌이만 치중해왔고, 복지부 장관·공무원, 국회의원들의 직무유기와 건강보험공단의 방만경영 등 모든 책임은 의사를 마녀사냥함으로써 모면해왔다"고 맹비난했다.

 

한 교수는 "3월말 2000년 대규모 의사파업과 비슷한 의료대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복지부의 무책임한 정책과 협상, 무책임을 덮기 위한 행동은 더욱더 많은 의사들에게 공분과 의기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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