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별 '위암·대장암·간암 사망률' 공개
2011.10.18 22:13 댓글쓰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우선적으로 위암, 대장암, 간암에 대한 의료기관별 사망률을 조만간 공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일부 언론을 통해 공개된 것과는 별도로 위험도 보정을 철저히 거치는 등 미약한 근거를 최대한으로 검토해 공식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이규덕 평가위원은 18일 개최된 ‘한국의 의료, 과연 적정한가’ 심포지엄[사진]에서 이처럼 밝히며 “위암, 대장암, 간암에 대해선 자료를 확보, 절차를 거쳐 사망률을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병원별로 상당한 파급력이 예상되는 사안인 만큼 환자 위험요인에 대한 통계 오차가 없도록 중증도 보정 작업을 철저히 수행한다는 방침이다.

이규덕 평가위원은 “심평원이 그동안 공개하지 못한 이유는 위험도 보정이 안돼서다. 근거가 약한데 공개가 되면 병원 하나하나별로 악영향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라면서 “위암, 간암, 대장암에 있어서는 관련 자료를 모두 보고 검토, 발표를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대형병원들이 자료 공개 등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질 향상을 위한 인식개선이 필요할 것이란 의견도 제시됐다. 제대로 된 의료의 질 평가를 시행하고 이를 공유함으로써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하자는 것이다.

그는 “평가 대상 기준 설정 등 심평원 발표에 여러 갈등과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면서도 “질 향상을 위해 병원을 괴롭히고 있는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처럼 최근 들어 병원별 질 평가 결과 공개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커짐에 따라 일부 언론에서 심평원의 자료를 나름의 방식으로 분석, 발표하고 있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여전하다.

서울대병원 박규주 교수는 “일부 언론에서 최근 암수술 순위를 공개했다. 이를 반대하는 이유는 1, 2위 병원들로 환자들이 편중되는 현상 탓”이라고 말했다.

환자 편중화로 인해 적정진료에 어려움이 따를 수도 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박 교수는 이어 “대장암만 보더라도 1, 2위 병원과 다른 병원의 건수 차이가 상당하다. 편중화는 더 큰 문제를 낳는다”며 “현실에서 모든 것은 결국 돈 문제다. 최소침습수술 등 국내는 유행처럼 따라가는 경향이 심하다. 비용대비 효과를 정책자들이 어떻게 잘 정리ㆍ판단할지 지금으로서는 모르겠다”고 언급했다.

특히 이러한 병원별 질 평가 결과가 공개되더라도 근본적인 고민 없이는 의사, 병원에 대한 환자들의 신뢰감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란 문제제기도 이뤄졌다.

고려대 의과대학 윤석준 교수는 “지인이 방송을 통해 본 병원별 폐암수술 건수 자료를 보고 기존 병원에서 1위 병원으로 전원해 수술을 받았다”며 “무사히 수술을 마친 후 6개월에 한번 씩 병원에 가 영상촬영을 하는데 이를 CD에 담아 내게 보내 온다”고 한 사례를 소개했다.

진료와 수술이 많은 병원을 믿고 전원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계속해서 불안해한다는 것.

윤 교수는 “CD를 보내고는 다른 의사 2명에게 진단이 맞는지 물어봐달라고 하더라. 이토록 불안감이 큰 것”이라면서 “이 사례를 경험하면서 우리나라가 고도화된 과학기술에 있어서 소통이 안 되고 있음을 느꼈다. 소통 공간을 만들고 의견을 모아 정책입안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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