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수 증원 논란이 가열되고 있지만 정작 가장 많은 의사들이 몸 담고 있는 병원계는 이 문제에 대한 명쾌한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대형병원과 중소병원 간 의사 수 증원에 대한 시각 차가 큰 탓에 전체 병원계 입장 정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습이다.
더욱이 의사뿐만 아니라 간호사나 약사 등 전체 의료인력으로 범위를 확대시킬 경우 이들 병원 간 견해가 더욱 엇갈려 의견 조율이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중소병원의 경우 전문의, 간호사 등 의료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증원을 지지하고 있는 반면 대형병원은 의료의 질 담보를 이유로 회의적인 태도를 견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병원협회(회장 김윤수) 역시 이러한 상황을 감안, 단기간에 의료인력 수급에 관한 공식입장을 내놓기 보다 장기적인 접근을 시도키로 결론을 내렸다.
병원협회는 그 일환으로 병원계 차원의 의료인력 문제점 보완 및 합리적 개선방안 마련을 위해 ‘의료인력수급대책특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위원회는 병원 규모별 입장이 상이한 점을 감안, 각 직역의 균등한 의견 개진을 위해 상급종합병원 5명, 중소병원 7명 등으로 구성키로 했다.
이 위원회에서는 의료인력의 적정 수급여부에 대한 평가와 해석이 다른 만큼 객관성 확보를 위해 데이터에 기반한 논의를 최우선 원칙으로 삼았다.
병협은 위원회를 통해 병원계 차원의 의료인력 수급 개선방안을 마련한 후 도출된 결과물을 관계기관과 대국회, 대정부에 건의한다는 방침이다.
또 시민단체 등 각계 단체와의 충분한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의료인력 적정수급에 대한 사회적 합의점 도출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병원협회 김윤수 회장은 “의료인력 수급에 관한 문제는 중차대하면서도 예민한 사안”이라며 “병협 내부적으로도 의견 조율이 어려워 별도의 협의체를 꾸리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의료인력이 총량적 측면에서 부족한지 분포적 측면에 문제가 있는지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장기적인 안목으로 접근할 문제”라고 신중론을 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