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도 출산 힘들어지나…인구 70만 송파구 위태
분만전문병원 3곳 중 1곳 최근 문 닫아
2012.10.22 20:00 댓글쓰기

그동안 도서 산간 및 의료취약 지역을 중심으로 분만병원이 폐쇄하면서 사회적 이슈가 됐었다. 하지만 이제 서울과 대도시도 안전지대에 속하지 못한다. 산부인과 분만병원 만을 놓고 본다면 한반도 전체가 의료취약지역이 되기 때문이다. 

 

서울 송파구에서 10여 년째 분만전문병원을 운영해 오던 G원장은 최근 폐업을 신고하고 지방의 한 병원에 봉직의사로 취업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서울특별시 자치구 중 인구수(68만6472명)가 가장 많은 지역이면서 강남의 노른자위 땅 송파구도 분만을 하는 병원은 대학병원을 제외하고 단 두 곳이다.

 

9월까지만 해도 분만병원은 3곳이었지만 최근 B산부인과가 문을 닫으면서 두 곳으로 줄어 분만 취약지역은 이제 지방 소도시에서 대도시로까지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분만할 산부인과 병의원이 없어 산모들이 목숨 걸고 서울, 도시행을 택한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의료취약지역이 아닌 서울의 심장 송파구에서도 이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 진료분 심사 청구되는 산부인과는 2007년 1011곳에서 2008년 938곳으로 줄어 2009년 834곳, 2010년 796곳, 2011년 763곳으로 감소했다.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병원급의 변동 폭은 거의 없다. 1차 의료기관인 의원급의 수는 2007년 710곳에서 2011년 484곳으로 4년 새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이중 송파구에서 산부인과 진료과목을 내건 곳은 129곳이다. 하지만 대학병원(서울아산병원)을 제외한 분만병원은 단 두 곳뿐이다. 

 

정상 분만환자도 대학병원行…의료전달체계 무너져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인근 대학병원인 서울아산병원으로 정상 분만 환자가 몰려 중증산모 케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한 교수는 “최근 정상분만 환자가 늘어나 상대적으로 중증산모들의 치료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면서 “대학병원은 3차 의료기관으로 중증의 고위험군 산모들을 진찰해야 하지만 최근 정상 분만 환자들도 넘쳐나 의료전달체계로 까지 문제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의료계에서는 “낮은 수가와 포괄수가제, 의료사고 무과실 분담금 등 산부인과의 타격이 가중돼 경영의 어려움을 겪는 의사들이 폐업신고를 잇따라 하고 있다”면서 “정부는 하루 빨리 실질적인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박노준 회장은 “이런 상태라면 분만병원이 더 줄어들 것”이라면서 “현재도 분만장은 있지만 실제 분만을 하지 않는 병원들이 늘고 있다. 말로만 하던 원정 출산이 실제 일어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박 회장은 “포괄수가제, 의료사고 무과실 분담금, 낮은 수가 등 산부인과에 적용되고 있는 불합리한 제도와 수가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2010년 복지부가 분만 취약지 지원 시범사업 및 지원 계획안을 내놓고, 일부 지자체와 함께 시설·장비비로 10억 원, 6개월 운영비 2억5000만 원을 지원했지만 산부인과 유치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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