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달 1일부터 7개 질병군 포괄수가제 전면 의무화를 시행키로 하면서 향후 임상현장에서의 진료 패턴 변화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그동안 참여율 ‘0%’였던 상급종합병원들까지 의무시행 대상에 포함되면서 포괄수가제 확대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4일 공개한 지난해 의무화 대상이었던 의원과 병원급 의료기관의 7개 질병군 포괄수가제 청구현황 자료에 따르면 제도 시행 전후 뚜렷한 변화 추이를 나타냈다.

우선 전체 청구건수에서는 의무시행 이후에 오히려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다. 실제 2012년 상반기 40만7929건이던 청구건수가 하반기에는 40만309건으로 감소했다.

이는 계절별 특성에 따른 것으로, 큰 의미는 없다는게 복지부의 설명이다. 다만 7개 질병군의 각 항목별로 살펴보면 좀 더 뚜렷한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우선 백내장수술(수정체수술)의 경우 포괄수가 의무화 전 19만5085건에서 제도 시행 후 15만3920건으로, 무려 4만 건 이상이 줄었다.

종별로 살펴보면 병원급 의료기관이 1만8812건에서 1만5896건으로 소폭 감소했고, 의원급 의료기관은 17만3741건에서 13만6574건으로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항문수술도 감소세를 보였다. 전체 청구건수는 13만4588건에서 12만7053건으로 내려갔다. 종별로는 의원이 9만6293건에서 8만9377건으로 1만 여건 감소했다. 병원은 큰 차이가 없었다.

이들 2개 질병군을 제외한 나머지 5개 질병군 모두 의무화 시행 이후 청구건수가 늘어났다.

가장 많은 증가세를 보인 질환군은 제왕절개분만으로, 4만7618건 보다 3만 여건 늘어난 7만2948건의 청구건수를 기록했다.

종별로는 병원이 2만3772건에서 3만5027건으로, 의원이 1만9328건에서 3만3852건으로 각각 뚜렷한 증가세를 나타냈다.

편도 및 아데노이드수술도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제도 시행 전 1742건이던 청구건수가 지난해 7월 이후 4894건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충수절제술 역시 9041건에서 1만5041건으로 늘었고, 자궁 및 자궁부속기수술은 1만5728건에서 2만1465건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복지부 관계자는 “포괄수가제 의무시행에 따른 진료 패턴 변화를 속단하기는 아직 이르다”며 “종합병원과 상급종합병원도 대상에 포함되는 만큼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7개 질병군 포괄수가제 의무시행 기관은 병원 438개, 의원 2383개 등 총 2821곳이었으며, 올해는 종합병원 240개, 상급종합병원 43개 등 총 283곳이 추가된다.

박대진 기자 (djpark@dailymedi.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