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적정성 평가 불쾌한 뇌졸중학회
'취지 왜곡됐고 재원일수지표 추가 오히려 환자 진료 방해'
2014.05.18 20:00 댓글쓰기

 
대한뇌졸중학회가 심평원이 뇌졸중 진료 적정성 평가에 재원일수지표를 추가하는 데 대한 쓴 소리를 내뱉었다.

 

급성뇌졸중 진료 적정성 평가가 보험재정이나 병원 서열을 정하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됐으며, 재원일수지표 추가는 환자 적정 진료에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병철 대한뇌졸중학회장[사진 중]은 17일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춘계학술대회에서 이 같이 전하며 우려를 표했다.

 

급성뇌졸중 진료 적정성 평가는 각 병원의 뇌졸중 진료 질 개선을 위해 학회의 의견 수렴을 거쳐 지금까지 5차례 진행됐다.

 

문제가 된 것은 심평원이 오는 6월부터 시행되는 평가부터 재원일수를 평가 기준으로 추가한다는 방침을 세웠기 때문이다.

 

이병철 회장은 “이러한 지표가 추가 되면 병원 입장에서는 가급적 입원 기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는 중환자는 진료를 피하게 될 것이고, 환자의 조기 퇴원을 유도하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며 우려되는 부작용을 짚었다.

 

또한 그는 “병원과 의사 입장이 다르다. 병원은 그로 인해 실리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의사의 경우 다르다. 만약 환자가 잘못되면 그 책임은 의사에 있다”며 현실적인 고민도 털어놨다.

 

"이젠 올바른 주장 통해 문제 제기해야"

 

이 회장은 진료 적정성 평가 자체에 대한 평가와 새로운 방향 설정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그 동안 과중한 업무에도 심평원의 적정성 평가 사업에 동참해왔지만, 심평원에서는 수차례 지적돼 온 평가방식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보다는 평가 항목만 확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의 평가 기준에서 대부분의 의료기관이 높은 수준을 자랑해 차별화가 이뤄지지 않자 기준을 추가해 서열을 매기고자 하는 의도라는 해석이다.

 

그는 “아직까지도 이런 적정성 평가가 진료현장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지속적인 질 개선이 이뤄지고 있는지, 그리고 궁극적으로 질병 결과를 개선했는지에 대한 평가가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현 시점은 그 동안의 뇌졸중 질 평가에 대한 평가를 수행하고, 그 결과에 근거해 새로운 방향 설정과 수정보완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된다”고 제언했다.

 

학회는 지난 4월 심평원 측에 학회의 이 같은 입장을 전달하고 논의의 필요성을 제기, 현재 심평원의 입장 표명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이 회장은 “세월호 사태로 시작된 위에서의 흔들림을 보면서 이제는 올바른 소리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했다”며 씁쓸함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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