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병원 흉부외과 김기봉[사진左]·황호영[사진右] 교수팀이 관상동맥우회수술의 임상성적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관상동맥우회수술은 심장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협착된 콜레스테롤 등으로 좁아졌을 때 좁아진 부위를 우회하는 새 혈관을 만드는 수술이다.
우회혈관으로는 발목부터 허벅지 가랑이까지 뻗어 있는 복재정맥을 가장 많이 사용한다.
수술은 복재정맥을 떼어낸 후 대동맥을 3~4㎜ 절개하고 복재정맥의 한쪽 끝을 대동맥에, 다른 한쪽 끝은 좁아진 관상동맥 아래쪽에 연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런 경우 혈액이 좁아진 관상동맥을 우회한 후 복재동맥을 통해 심장으로 흐르게 된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이 수술법은 복재정맥 개통률이 수술 1년 후 70~80%, 5년 후 50~60% 수준으로 감소한다는 게 단점이다. 복재정맥이 막힌 환자는 재수술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복재정맥 대신 내흉동맥(흉골 안쪽에 있는 동맥, 속가슴 동맥)이나 위대망동맥(위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 중 하나) 등 두 가지 이상의 동맥도관을 우회혈관으로 사용하는 수술법이 도입됐다.
그러나 이 수술법은 수술시간이 길고 수술 부위의 감염률이 높으며 기술적으로 더 어렵다.
김 교수팀은 224명의 협심증 환자 중 112명(비교군)에게 다리에서 복재정맥을 떼어낼 때 정맥 보존방법을 개선하고, 복재정맥의 한쪽 끝을 대동맥이 아닌 내흉동맥에 연결하는 새로운 수술법을 적용했다.
이어 나머지 112명의 환자(대조군)에게 내흉동맥 및 위대망동맥 등 동맥도관을 우회혈관으로 사용하는 기존 수술법을 적용한 후 두 군의 복재정맥 개통률을 비교한 결과 새 수술법을 적용한 비교군의 복재정맥 1년 개통률은 97.1%로 대조군과 대등하게 나타났다.
이는 과거 복재정맥 개통률인 70~80%보다 훨씬 우수한 수치다. 또 전체 환자에서 뇌졸중 등 부작용은 발생하지 않았다.
김기봉 교수는 “정맥 보존방법을 개선하고 복제정맥을 내흉동맥에 직접 문합하면 혈관내막 보존물질이 지속적으로 공급돼 동맥도관과 대등한 복재정맥 개통률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서울대병원은 동맥복합도관 대신 복재정맥 복합도관을 사용해 관상동맥우회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국내에서 처음 시행된 흉부외과 영역의 무작위 전향적 임상연구로 최근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제95차 세계흉부외과학회(American Association for Thoracic Surgery)에서 발표돼 참석자들의 관심을 모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