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여파로 수뇌부 등 대규모 인사가 예상됐던 삼성서울병원이 송재훈 원장 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건이 일파만파 국가적 재난 사태로 확산되면서 병원 책임자인 송재훈 원장과 윤순봉 사장 등에 대해 문책성 인사가 단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삼성서울병원 등을 비롯 전반적으로 확인한 결과, 삼성은 당분간 메르스 사태에 대한 후속 인사없이 송재훈 원장 체제를 유지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삼성서울병원 원장 인사는 삼성생명공익재단이 담당하고 있고, 재단 이사장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맡고 있어 사실상 그룹차원에서 인사가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2012년 3월 삼성서울병원 8대 원장으로 취임한 송재훈 원장의 경우 금년 3월 연임이 결정되면서 9대 원장에 임명됐고 임기는 오는 2018년 2월까지다.
삼성은 원장으로 새로운 인물을 교체하기보다는 감염 전문가로서 2년 이상 임기가 남아있는 송 원장에게 메르스 사태 이후의 병원 혁신 책임을 맡기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병원 내부에서도 송재훈 원장 인사와 관련해서 문책성 인사는 가능성이 낮을 것이라는 추측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병원 보직 교수는 “외부에서는 메르스 사태 책임과 관련해 여러 가지 인사발령에 대한 추측이 있었던 것 같지만 오히려 병원 내부는 조용한 편이다. 송재훈 원장 임기가 아직 많이 남아있는 만큼 새로운 인사는 없을 것이라고 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는 “무엇보다 현재 송 원장은 응급실 개편 등 메르스 사태 이후 병원 개혁을 추진해 나가느라 바쁘게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이 시점에서 선장을 바꾸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시각이 많다”고 덧붙였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 역시 의료기관 특성상 원장직 교체가 쉽사리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병원이 삼성그룹과 별개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의료기관이라는 특수성이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며 “병원 인사는 특정사건으로 사장을 비롯해 임원진 전체가 물갈이 되는 기업처럼 인사가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분위기와는 별개로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가 이뤄지는 연말을 주목하기도 한다.
이 시기에는 메르스 사태 후유증이 어느정도 마무리될 것이고 개혁의 방향도 정해질 것이기 때문에 송재훈 원장을 비롯해 윤순봉 사장 등이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는 인사가 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