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처음 시행됐지만 여러 제한으로 인해 외면을 받았던 기초의학 전문연구요원의 불씨를 살릴 수 있을까.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은 최근 기초연구역량 강화를 위해 임상전문의 전문연구요원을 모집한다고 밝혔다. 모집인원은 5명이며 기간은 9월10일까지다.
고대의대 류임주 연구부학장은 “일명 SKY로 불리는 대학이었지만 기초연구역량 투자에 소홀했다”며 “전문연구요원 제도를 통해 유능한 연구자를 보완하려는 것”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임상전문의 전문연구요원은 의사가 군의관과 공중보건의사 외 선택할 수 있는 몇 안되는 병역대체 복무수단이다. 박사과정을 밟으면서 병역복무도 마칠 수 있는 제도로 의료계에는 지난 2008년 처음 시행됐다.
현재 기초의학부문 전문연구요원 제도를 운영하는 대학은 서울대학교, 연세대학교, KAIST 3곳이다.
제도 도입 당시에는 군 복무로 인해 경력 단절 없이 의학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기대를 받았으나 나이제한과 긴 기간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생각만큼 반응이 뜨겁지는 않았다.
병무청에 따르면 독립 정원을 배정받은 카이스트를 제외하고 전체 정원은 30명이다. 그러나 제도가 시행된 첫 해인 2008년에는 고작 8명에 불과했고 그 뒤로 꾸준히 증가했지만 2011년에도 정원에 한참 못 미치는 18명에 불과했다.
류임주 부학장은 “나이제한 35세를 맞추려면 대학을 재수 없이 단번에 들어오는 것은 물론 대학 재학 중 한 번의 유급도 없이 졸업해야 하고 인턴, 레지던트서도 쉬지 않고 틈틈이 석사까지 마쳐야 한다”고 어려움을 설명했다.
의료계에서는 군의관으로 복무했을 경우 3년이 필요하지만 박사과정과 연구요원 기간을 합쳐 5년이 부담된다는 의견도 있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아마 5년이라는 점이 학생들에게 부담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홍보가 부족했다는 지적도 있다. 대부분 군의관이나 공보의만을 알고 있지 대체복무 방법이 있는지 잘 모른다는 이야기다.
전국의과대학ㆍ의학전문대학원 학생연합 남기훈 의장은 “전문연구요원제도에 대해 들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고려대 역시 올해 지원자가 많을 것이라고는 예상치 않는다. 류임주 부학장은 “단기적으로는 큰 기대를 않는다”며 “메디컬 콤플렉스를 위한 장기적인 포석”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류 부학장은 “어차피 교수를 하려면 전임의 과정을 수년간 거쳐야 하는데 대체복무는 병역과 박사과정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