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후반기 전공의 모집 첫날 전국 수련병원 지원창구는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첫 날 지원자 기근현상은 여느 해와 마찬가지였지만 일선 수련병원들의 우려감은 컸다.
데일리메디가 8일 전국 주요 수련병원의 지원자 현황을 조사한 결과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기관에서 지원서 접수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러한 현상은 전공의 모집 첫날 통상적인 모습으로, 올해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마지막 날인 10일 지원자가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상반기 발생한 결원을 보충하기기 위한 후반기 모집인데다 비인기과가 대부분인 만큼 상당수 수련병원이 목표 정원을 채우지는 못할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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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도 전공의 후반기 모집 시행계획’에 따르면 인턴의 경우 총 57개 수련기관에서 207명을, 레지던트는 108개 기관에서 566명을 선발한다.
이목이 집중되는 레지던트의 경우 수련병원 대부분이 외과, 흉부외과, 산부인과, 비뇨기과, 소아청소년과 등 비인기과 전공의를 모집한다.
이들 비인기과가 올해 상반기 모집에서도 처참한 미달 사태를 맞았던 점을 감안하면 후반기 모집 역시 악순환이 되풀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 2012년 상반기 전국 수련병원 레지던트 1년차 지원율을 살펴보면 대표적 비인기과인 흉부외과와 외과의 경우 대부분 병원이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이들 진료과에 대한 전공의 기피현상은 빅5 병원도 예외는 아니었다.
빅5 병원 중 서울아산병원을 제외한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 가톨릭의료원 등 나머지 모두 흉부외과와 외과의 정원을 채우는데 실패했다.
‘송명근, 서동만’이라는 스타급 교수가 버티고 있는 건국대병원도 흉부외과 정원을 채우지 못했고, ‘아덴만의 영웅’인 이국종 교수가 재직하고 있는 아주대병원 외과 역시 미달 사태에 직면했다.
산부인과 역시 대부분의 병원에서 ‘0’의 행렬을 보였다. 심지어는 국내 산부인과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제일병원과 차병원도 미달 사태를 피하지 못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선 수련병원들은 전형일정에 따라 후반기 모집에 나서기는 했지만 충원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지방의 한 대학병원 교육수련부장은 “상반기 보다 후반기 모집결과는 더욱 처참하다”며 “매년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모집에 나서지만 결과는 역시나였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중소 규모 수련병원의 경우 상황은 더욱 참담하다. 대학병원들이야 그나마 전공의들의 유인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중소병원은 결코 녹록찮다는 전언이다.
한 중소병원 원장은 “근래 몇 년 동안 모집공고를 내고 있지만 전공의 그림자도 구경할 수 없었다”며 “조만간 수련기관 취소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