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있던 의학과 한의학의
‘의료일원화
’ 다시금 조명되고 있다
. 다만 워낙 첨예한 주제인 만큼 현실 가능성은 여전히 높지 않아 보인다
.
해묵은 주제를 다시 꺼내든 것은 한의계였다
. 대한한의사협회 최혁용 회장은
29일 열린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 춘계 학술세미나에서 의료일원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
의료계와 한의계가 현대 의료기기 사용 등을 놓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해당 직역단체장이 직접 ‘의료일원화’를 언급해 관심을 모았다.
특히 대한의사협회와 대한한의사협회 모두 최근 새로운 집행부를 꾸렸거나 꾸릴 예정이라는 점에서 향후 양단체가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주목된다.
최혁용 회장은 “최근 보건의료 분야에서 초래되고 있는 갈등의 80%가 의사와 한의사의 대립”이라며 “작금의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의사 역할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의사와 한의사의 갈등 구도를 끝내기 위한 유일한 대책은 의료일원화”라며 “앞으로 이 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동안 녹록찮았던 상황을 의식한 듯 우려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보건복지부는 지난 2010년과 2015년 두 차례에 걸쳐 의료일원화를 추진했지만 결국 양단체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며 “결코 쉽지 않은 문제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 추무진 회장은 의료일원화에 긍정적이지만 조만간 취임할 최대집 당선자는 어떤 입장인지 모르겠다”며 “상황이 좀 더 어려워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료일원화는 반드시 가야할 길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최혁용 회장은 “면허가 더 많이 공유되고, 협력되고, 종국에는 통합으로까지 가야한다”며 “국민을 위한 경쟁, 국민을 위한 협력을 통해 의료가 더욱 발전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당선자는 의료일원화에 대해 조건부 찬성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최대집 당선자는 한방대책특별위원회가 회장선거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책 질의에서 한의대 폐지를 기본으로 의료일원화가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취했다.
그는 “한의대 폐지 후 기존 한의사와 한의대 재학생까지만 자격을 인정하는 방안이 이상적”이라며 “국민건강을 위해 한의사 존속을 방치할 수 없기에 의료일원화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인, 복지부 관계자와 지속적인 의견 교환의 자리를 만들고 공론화를 시켜서 반드시 한방사 제도를 소멸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의료일원화에 대한 의료계와 한의계는 각각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대한의사협회가 의사 1229명을 대상으로 의료일원화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찬성 47.1%, 반대 43.9%, 기타 9%였다.
반면 대한한의사협회가 한의사 133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의료통합 찬성 62.7%, 보통 17.3%, 반대 19.6%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