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진료 종료일까지 약 두 달 남은 서울백병원에서 재단 측과 갈등을 이어가고 있는 일반 직원 노조가 총파업 돌입을 예고해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13일, 14일 이틀 간 총파업을 벌이고 개별 병원에서 현장 파업을 진행 중인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 소속 122개 지부 140개 사업장과 시간차를 두고 서울백병원 파업이 일어날 전망이다.
17일 보건의료노조 서울 지부에 따르면 서울백병원을 비롯한 인제대 백병원 지부는 지난 11일 쟁의조정신청을 완료했다.
15일의 쟁의조정 기간을 거쳐 오는 7월 26일부로 이곳 노조가 파업권을 확보한다. 파업이 실현되면 진료 종료를 한 달 앞두고 직원들이 업무에서 손을 떼는 것이다. 응급실·중환자실 등 필수유지 인력은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다.
현재 서울백병원은 보건의료노조 조합원 약 290명과 교수협의회, 교수노조가 '폐원 저지 공동대책위원회'를 꾸리고 학교법인 인제학원의 폐원 결정에 반발하며 교섭 및 집회, 법적대응 등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오는 9월 1일부로 의사 직군을 제외한 모든 직원을 부산 소재 부산백병원, 해운대백병원으로 발령한다는 계획이 알려지면서 직원들 동요가 큰 상황이다.
노조 관계자는 "젊은 직원과 가정이 있는 직원 등 각자 사정에 따라 재단 측 결정을 받아들이는 온도도 다른 상황"이라며 "누구에겐 조건이 괜찮다 해도 모든 계획이 일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게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폐원과 고용위기라는 큰 사안을 비롯해 그간 풀지 못했던 문제로 노사 대립이 격화됐고, 교섭 안건은 누적되면서 보건의료노조 백병원 지부는 지난달 말 타병원 지부와 함께 쟁의조정신청에 돌입하지 못했다.
노조 관계자는 "올해 교섭안에 폐원 관련 안건이 들어있지는 않았지만 6월 폐원이 본격화되며 계획이 변경됐다"며 "아직 파업 방법 등은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조정기간 내 최대한 병원 측과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병원이 8월 31일 진료 종료 계획에 맞춰 환자들에게 안내하고 있어, 이번 노조 파업으로 인한 진료 차질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서울백병원은 원내 공지를 비롯해 전화나 문자로 외래 및 입원·예약 환자를 대상으로 진료종료일 및 진료, 각종 서류 발급 등을 안내 중이다. 입원환자는 전원을 지원하고 임상 연구 등 병원 사업도 형제 병원으로 이관 준비 중이다.
서울백병원 관계자는 "폐원 및 진료 종료일이 알려지면서 환자 수가 이미 많이 줄어들었다"며 "파업이 실현되면 대기 시간이 길어질 수 있겠지만 필수유지 인력은 참여하지 않으니 진료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