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째 파업이 진행 중인 부산대병원에서 오늘(21일) 오후 노사가 긴급 공개토론을 벌인다.
이는 부산대병원 교수회 제안으로 마련되는 자리로, 교수회는 지난 20일 오후 병원과 노조 양측에 내부망을 통해 이를 제안했다.
토론회는 오후 4시 병원 내 E동 9층 대강당에서 열리며 병원과 노조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참석자, 토론 진행 방법 및 토론 주제 등을 놓고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유력한 방식으로는 병원장과 노조 지부장이 1대 1 토론을 벌이고 교수회 측에서 사회를 맡는 방법이 거론되고 있다.
노조는 유튜브 생중계도 계획했지만 사측과 조율 결과 생중계는 하지 않기로 했다.
파업이 장기화되자 교수회는 원내 대자보를 통해 "환자 곁으로 복귀해달라"고 호소했지만 노사가 계속 평행선을 달리며 상황이 바뀌지 않자 토론을 제안하고 나섰다.
교수회는 "장기 파업으로 암수술은 연기되고 항암치료는 기약이 없고, 환자들 원성의 소리는 높아져 간다"며 "그러나 노사는 평행선을 달리며 서로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 조합원, 남아서 환자를 보고 있는 비 조합원도 이번 파업의 취지와 요구 조건이 무엇인지, 파업 결과와 이득이 무엇인지 알 수 없어 병원 내 답답함이 가중되고 있다는 게 교수회 입장이다.
교수회는 "병원은 왜 이런 상황을 방치하고 있는지, 노조 요구를 왜 수용하지 않는지도 제대로 아는 사람이 없다"며 "파업으로 이득을 보는 집단은 있겠지만 고통은 환자들 몫"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교수회는 이번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는 측이 떳떳하지 못하다고 판단하겠다"며 참석 여부 회신을 요구했다.
노조 측은 "거부하지 말고 나가서 시원하게 얘기하자"는 취지로 뜻을 모아 이번 토론 참석 요구에 응했다.
정규직 전환·인력 충원·불법의료 근절 요구 접점 못 찾아
부산대병원과 양산부산대병원에서는 지난 13, 14일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총파업 및 15일부터의 현장파업으로 진료공백이 장기화된 상태다.
노조는 ▲코로나19 헌신 인력에 대한 정당한 보상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적정인력(165명) 충원 ▲불법의료 근절 등을 요구하고 있으며 그동안 3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의견 접근에도 실패했다.
현재 양측은 노조의 안을 수용하거나 어떤 범위 내에서 협의를 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하지 못한 상태다.
한편, 국회도 이번 부산대병원 파업 장기화를 주시하고 있다. 노조 요구안 중 하나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문제에 대해 국정감사에서도 지난 2020년부터 숱하게 지적된 바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교육위원회 위원들은 지난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대병원의 진료 정상화를 위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위원들은 "부산대학교와 부산대병원은 정규직 전환 노력을 하겠다는 말만 반복할 뿐 실행에 옮기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산대병원장은 국회의원들과 병원 이사회 이사장인 부산대 총장 앞에서 해결하겠다고 약속하고서도 여전히 정규직 전환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