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정부와 대화를 준비하고 있어 대학 총장들에게 당분간 의과대학 증원에 관한 입장 표명을 자제해달라는 취지의 호소문을 발표했다.
정부에선 집단행동 중인 전공의들에게 장소와 시간을 공지, 대화를 제안했다. 대화 성사시 이번 사태 이후 보건복지부와 의료계가 처음 직접 마주하는 것이 된다.
비대위 "협의체 구성 전까지 의대 증원 신청 자제 요청"
의협 비대위는 28일 '총장님들께 보내는 호소문'을 통해 "현재 의료계는 정부와 대화를 위해 협의체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협의체가 구성되기 전까지라도 대승적 차원에서 의대 증원 신청 요청을 자제해주시기를 요청드린다"고 덧붙였다.
교육부는 지난 22일 의대가 있는 전국 40개 대학에 공문을 보내 2025학년도 의대 정원에 대한 수요를 3월 4일까지 제출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의협 비대위는 "최근 정부에서 발표한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은 합리적인 숫자가 아니다"라며 "의사 증원이 필요한지, 필요하다면 얼마나 필요한지, 교육 역량은 어떻게 되는지의 순서로 진행돼야 하나 정부는 수요조사를 먼저 하는 우(愚)를 범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잘못된 수요조사를 바탕으로 각 대학 희망 수요가 만들어지고, 이게 현재 2000명의 근거로 사용돼 의료계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비대위는 "3월 4일 총장님들 증원 신청 결과에 따라 현재 휴학계를 제출하고 강의실을 떠난 제자들 복귀 여부가 달려있고 나아가 우리나라 교육계 및 의료계 미래 운명이 결정된다"며 "총장들이 제 역할을 해달라"고 주문했다.
"오늘 오후 4시 여의도 건보공단서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 제안
보건복지부는 28일 오후 전공의들에게 긴급 문자메시지를 보내 29일 오후 4시 서울 여의도 건강보험공단 서울지역본부 대회의실에서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민수 2차관 명의로 ‘전공의 여러분께 대화를 제안합니다’는 제목으로 쓴 공지 글에서 “공식 발표를 통해 여러차례 대화를 제안하고 대표들에게 연락을 취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아 시간과 장소를 정해 알린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한전공의협의회 대표를 비롯해 각 수련병원 대표는 물론, 전공의 누구라도 참여 가능하다. 집단 행동과는 별개이니 우려하지 말고 대화의 장으로 나와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