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회장 후보 4인 "투표율 중요, 패배주의 탈피"
이달 15일 합동설명회…"최다 득표 회장 중심으로 의대 증원 저지 투쟁 박차"
2024.03.18 05:19 댓글쓰기

"대한의사협회의 가장 큰 문제는 리더십 공백이다. 그 어느 때보다 이번 선거가 중요한 이유다. 최다 득표율로 당선되는 회장을 중심으로 패배주의를 벗어나 대정부 투쟁에 나서야 한다."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 저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느라 그 어느 때보다 조용하게 치러지고 있는 제42대 대한의사협회 회상 선거. 오는 22일 1차 선거를 앞두고 마지막 후보자 설명회가 열렸다.


지난 15일 대한의사협회 출입 기자단이 주최한 의협회장 후보자 합동 설명회에는 경찰 조사로 참석하지 못한 임현택 후보 외 4명의 후보자들이 참석해 의료현안에 대한 입장 및 포부를 밝혔다. 


이들은 한 목소리로 리더십 회복 및 위상 강화를 역설했고, 이와 함께 회원들의 적극적인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또 패배주의, 냉소주의를 벗어나 대정부 투쟁에 힘을 보태줄 것을 독려했다.


[공통질문] 의대 증원 현안에 회장선거 이슈가 묻혔다. 누가 되더라도 돌파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있다. 이에 대한 의견과 타개 방안은?


박명하 후보(기호1): 선거 홍보자료를 5000부나 만들었는데, 한 박스도 나눠주지 못했다. 그만큼 엄중한 상황이고, 이 문제 해결이 중요하다고 본다. 의대 증원 문제는 시시각각 상황이 바뀌고 변수가 많아 융통성이 있고 유연하게 상황에 대체하고 판단하는 게 중요하다. 반장부터 회장까지 두루 맡으며 간호법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투쟁을 성공적으로 이끈 경험이 있는 제가 회장으로서 적임자라고 생각한다. 검증되고 시행착오 없는 후보, 의료계 내부 단합 및 강력한 투쟁을 이끌 수 있는 후보로서 정부의 불합리한 정책을 막아내는데 앞장서겠다. 


주수호 후보(기호 2번): 위기가 곧 기회다. 이 시점에 가장 잘 맞는 말이다. 이번 투쟁 과정에서 2번의 변곡점이 있다. 지난 3월 3일 열린 전국의사총궐기대회와 3월 22일 의협회장 선거다. 지난 3일 열린 집회 참석 인원이 적었다면 우리에게 승산이 없었을 거다. 그러나 놀랍게도 의사 회원은 물론 가족들, 의대생과 학부모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잠재적 힘을 확인한 자리였다. 의협회장 선거 투표율 역시 이번 투쟁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다. 위기 상황에서 치러지는 회장선거 투표율이 50%도 안 된다면 문제다. 많은 회원들이 지지하는 회장을 중심으로 단합해 이 위기를 헤쳐나가야 한다. 


박인숙 후보(기호 4번): "재앙적 상황에서 회장이 된들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상대는 대통령이지 않느냐." 우리가 가장 먼저 버려야할 것은 '패배주의'다. 오히려 지금이야말로 투표율을 높여야 한다. 의협은 현재 리더십 공백 상태다. 그러니까 대통령도 대화 상대가 없다고 하지 않았나. 저는 이번 선거를 가급적 빨리 치르자고 주장했다. 의협의 새 회장을 구심점으로 삼아 전 회원이 똘똘 뭉쳐 이 난국을 타개해야 한다. 대정부, 대국회 대외협력 활동은 물론 대규모 집회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의대 증원 및 의대 신설을 막아야 한다. 그간 축적해 온 정치적 역량과 경험 등을 의료계 발전을 위해 쓰겠다.  


정운용 후보(기호 5번): 저는 이번 의대 증원 이슈가 빨리 안 끝날 것으로 본다. 대학병원 교수님들이 전공의에 이어 사직으로 투쟁에 가세할 것 같다. 이 갈등을 가장 신속하게 끝내는 방법은 국민들 역시 본격적으로 현안에 참여시키는 것이다. 제가 의협 회장이 된다면 정부 측과 먼저 협상을 시작하겠다. 협상이 불발되고 의료계 입장이 반영되지 않은 정책이 강행된다면 회원들 동의를 받아 윤석열 정부를 심판하는 판을 만들겠다고 역으로 제안하겠다. 대학병원 교수님들까지 합세해도 이 사태가 지속된다면 결국 의협 지도부는 윤석열 대통령을 과녁으로 삼아, 싸움을 해야 한다. 


[개별질문] 

(왼쪽부터) 박명하 후보, 주수호 후보, 박인숙 후보, 정운용 후보

박명하 후보: 투쟁력이 약한 이필수 前 회장과 스타일이 비슷하다는 평가가 있다. 이에 대한 입장과 차별화된 전략은 무엇인지

간호법 저지가 실패했다면 질책을 감수하겠지만 성공했는데 왜 이런 질문이 나오는지 모르겠다. 제 성품은 온화하고 정직하다. 그러나 정의를 향한, 불의에 저항하는 의지는 누구보다 뛰어나다. 전공의 사직 교사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으러 갈 때도 삭발을 해 결의를 보여줬다. 간호법 저지 당시에도 철야 농성은 물론 4일간 단식 투쟁을 이어나갔다. 저를 희생하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투쟁은 말로만 하는 게 아니라 행동으로 한다. 앞장서 행동하는 것, 그 자체가 차별화된 전략이다. 


주수호 후보: 최근 음주운전 관련 이슈로 우려가 있다. 게다가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으로서 논란이 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한 입장이 궁금하다

의협 회장선거 출마 전(前) 참모들과 얘기를 나누며 이 문제가 누가 된다면 마음을 접겠다고 했다. 그러나 당시 합의가 원만하게 이뤄진 점 등 정황을 잘 설명하면 될 것이라며 참모들이 독려해줬다. 의사 회원들이 제 과거 이력이 문제가 크다고 판단하면 투표하지 않을 것이다. 회원들에게 맡기겠다. 또한 이 이력이 선거 후보 자격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로펌 여러 곳에 자문한 결과 "문제 없다"는 확인을 받았다. 아울러 오해를 주거나 정부가 공격할 빌미가 될 수 있는 단어 사용, 어휘 사용은 개선을 위해 노력 중이다. 


박인숙 후보: 여야 모두 설득이 필요한 지금, 여당 출신 국회의원이란 점이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또 그간 지난 집행부 시위와 집회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한 바 있는데 이에 대한 입장은

국회의원이 된 것은 애당심이 아닌 국민을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공천을 받아야 했기에 한 정당을 선택했다. 저는 사실 민주당 의원들과도 친교가 상당하다. 국회의원 당시 보건의료 법안을 수십개 발의하며, 제 위치에서 의료계 발전을 도왔다. 또한 저는 이율배반적으로 행동하지 않았다. 의협 회장이 국회를 가기 위해 보여주기식 집회나 시위를 하는 것에 반대했다. 하지만 의대 증원 문제는 너무 중요하기에 저 역시 집회에 참여했다. 집회든, 국제기구 제소 등 모든 수단을 활용해 이 정책을 막아야 한다.

 

정운용 후보: 의협을 권익단체를 넘어 민주적 전문가 단체로 변화시키겠다고 했다. 만약 회원 권익과 공약이 상충할 경우 우선 순위를 어디에 둘 것인가 

큰 장사꾼은 이익보다 사람을 남긴다고 했다. 현재 의협의 연혁을 살펴보면 한 바닥 전체가 정부의 악법에 대응해 투쟁한 내용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악법 저지 운동, 권익 투쟁으로 말이다. 그 결과로 낳은 것은 국민의 불신이었다. 수술실 CCTV 설치 법안, 각종 이상한 판결들이 그 결과물이다. 물론 이것이 의사의 책임은 아니다. 다만 이익에 매몰된 권익 투쟁은 한계를 다했다고 본다. 시야를 넓혀야 한다. 그렇게 해야 의사의 권익도 지킬 수 있다. 사회와 조화되는 가운데 의사 권익도 보호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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