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이 어려워서 미국을 노리는 것은 오히려 더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정답은 아니다. 미국 시장에서는 재무제표를 미국 기준에 맞게 재감사를 받는 일이 굉장히 중요하다.”정승원 삼일회계법인(PwC) 글로벌 IPO 파트너는 지난 11일 바이오 종합 컨벤션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 코리아 2024(BIX 2024)’ 글로벌 IPO시장 트렌드와 기회 세션에서 이같이 말했다.
정승원 삼일회계법인 파트너는 미국 PwC LA 오피스 파견 근무를 포함 20여 년간 PwC에서 근무해 왔다. 쿠팡 해외 상장처럼 국내 법인의 해외 상장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바이오 산업에서 외부 투자는 IPO가 매우 중요한 단계다. 특히 최근 들어 네이버 웹툰의 나스닥 상장 등으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도 글로벌 IPO 시장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
정승원 파트너는 “최근에 한국과 미국 동시 상장을 고려하고 있다는 문의가 많다”며 “미국 증시는 전세계 시장 42%를 차지할 정도로 크고 가치평가 상한도 높은 시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상장이라는 타이틀은 글로벌하게 활동을 확대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미국에서 FDA 승인을 받는 것도 미국에서 가치 평가가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제약바이오, 韓 상장 어렵다고 美 상장 추진은 정답 아니다"
금년 미국 IPO 시장은 하반기 금리 인하 기대, 증시 상승 랠리, 유럽 회복 등에 영향을 받아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 일부 나온다. 다만 상장 허들이 낮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평가다.
정 파트너는 “그 나라에 해당하는 자문사 도움을 받아야 되고 해외 등록이기 때문에 비용적인 측면이나 난이도 등이 높다고 할 수 있다”라며 “가장 힘든 것은 재무제표 감사”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상장 기준에 맞게 재감사를 받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며 “미국의 경우 감사 기준이 따로 있어서 한국인 입장에서 익숙하지 않은 복잡한 데에 시간을 많이 투입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 중에선 모회사가 직접 상장하는 경우보다 자회사, 합작설립, 스핀 오프 등을 통해서 미국에 상장한 사례가 일부 있지만 상장을 철회한 경우도 있다.
GC녹십자의 경우 2021년 미국 현지 법인 아티바를 통해 상장을 추진했다가 철회했고, 유한양행도 자회사 이뮨온시아의 나스닥 상장을 예고했었지만 현재는 코스닥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 주요 제약사 중 동아에스티 자회사 뉴로보 파마슈티컬스는 나스닥에 상장해 있는 상태다. 가장 최근엔 셀트리온홀딩스가 나스닥 상장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파트너 “회사별로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6개월에서 18개월 정도가 소요된다”며 “충분히 노력할 만한 매력이 있는 건 맞다. 그렇지만 국내 상장이 어려워 시도하는 거라면 그 이상으로 어려울 수 있으니 미국 상장이 정답은 아닌 것 같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