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서울 수련병원들도 비인기과 정원 충원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하물며 지방병원은 어떨까. 말로 표현하기 힘들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앞으로 다가 올 인턴 모집을 생각하면 더욱 힘이 빠진다. 언제까지 진료과, 지역별 쏠림을 지켜봐야만 하는지 답답할 따름이다.”
지난 1월10일 추가모집 합격자 발표와 함께 레지던트 모집 전형이 마무리되고 오는 22일부터 인턴 모집이 시작된다.
예비 의사들은 새로운 시작이라는 설렘을 안고 수련병원 선택에 신중을 기하겠지만 일부 의료기관들은 벌써부터 걱정이 앞서고 있다.
근본적으로 지원자 대비 선발인원이 많은 기형적 구조로 인해 일부 수련기관은 어쩔 수 없이 미달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피과로 타격이 컸던 지방 병원들은 인턴 미달까지 고스란히 감내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는 분위기다.
실제 이번 레지던트 모집에서 많은 지역 수련기관들은 전공의들의 철저한 외면을 경험했다. 총 정원을 채우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비인기과의 경우 지원자 0명의 수모를 수년째 겪고 있다.
이로 인해 지역 병원들은 인턴 및 레지던트 확보를 위해 갖가지 방법을 동원해 공을 들이고 있다.
대학병원의 경우 특별장학수당 및 장학금을 명시하는 것은 기본이며 전년도 인턴·레지던트 출신 의대를 모집 공고에 공개하는 등 차별 없는 선발을 우회적으로 어필하고 있는 곳도 있다.
중소병원들은 더욱 구체적이고 절실하다. 연간 보장된 휴가일수와 쾌적한 숙소, 합리적 로딩관리, 대학병원급 시설, 해외학회 참석, 인턴 때부터 주치의로서의 폭넓은 경험 등을 내세워 모집에 나서고 있다.
급기야 인턴장 등을 통해 전공의 수련교육과 시스템을 직접 확인토록 유도하고 있는 곳도 있다.
물론 전공의 모집이 수련환경의 질적 수준에 따라 선택과 외면이 결정되는 무한 경쟁의 결과로 바라볼 수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불균형 구조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그 의미는 빛을 발하지 못할 것이다.
병원들은 수련환경 향상에 꾸준한 투자와 고민을 지속적으로 해야 하며, 정부 역시 갖가지 부작용을 양산하는 지역·진료과·의료기관별 등 전공의 쏠림 현상을 해결할 수 있도록 특단의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미달 현상에 대한 씁쓸함과 답답함이 아닌 수련에 대한 담금질로 뜨거운 출발이 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전공의 수급과 관련 정원 조정을 통해 불균형을 어느 정도 완화하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전공의 수도권 집중, 진료과목별 문제는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연구 등을 통해 그 원인을 따져보고 이에 맞는 방안이 장기적으로 검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