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정숙경 기자] "평의원의 반, 즉 개원의 평의원 모두를 개원내과의사회에서 선정하게 해달라든지, 상임이사를 구성할 때 개원내과의사회와 논의하라든지, 구(舊) 집행부에 있었던 상임이사를 복직을 시켜달라든지 하는 여러 불합리한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대한개원내과의사회(회장 김종웅)와 업무 협력을 해 오던 대한임상초음파학회(이사장 이준성) 간 기류가 심상치 않더니 내분으로 확산될 조짐이어서 관심이 모아진다.
앞서 내과의사회는 오는 15일 임시대의원총회를 열어 ‘임상초음파학회와의 업무협력 종결의 건’에 대해 논의를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내과의사회 김종웅 회장은 만약 이 안건이 통과하지 못할 경우, 회장직까지 내놓겠다며 초강수를 둔 상태다.
임상초음파학회 이준성 이사장 역시 내과의사회가 요구하는 사안을 수용하기 힘들다는 입장이어서 앞으로 추이가 주목된다.
이준성 이사장은 13일 학회 교육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개원내과의사회가 임상초음파학회와 결별을 안건으로 임시대의원총회를 개최하기로 한 사실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 이사장은 “개원가의 민의를 수렴해 각 지역 개원내과의사회 임원들을 주축으로 발의된 안건이 아니라 우선 결별을 기정사실로 발표하고 심지어 회장직을 걸며 대의원의 결정을 종용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 이사장은 “올해는 복부초음파 급여화가 시작됐고 이에 대한 정책 수립에도 노력을 기울여 실제 초음파 수가가 개원가에 유리하도록 결정하는데 기여를 했다”고 자평했다.
그럼에도 이 이사장은 “실제 현장에 있는 개원의들의 권익과는 상관없는 회칙 등 주도권을 문제로 ‘결별’까지 생각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들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번 갈등의 핵심은 임원 배정과 관련한 사항. 현재 임상초음파학회 평의원은 교수 40명, 개원의 40명 등 80명으로 구성돼 있다.
김종웅 회장은 "학회 상임이사가 당연직 평의원으로 포함되면서 교수가 이사장을 맡을 경우, 개원의 40명 중 20명은 이사장의 사람들로 구성, 교수 60명, 개원의 20명이 되는 구조가 돼 개원의들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할 수 없다"며 강력히 주장한 바 있다.
개원내과의사회가 결별의 또 다른 이유로 꼽는 "학회 설립 취지에 반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유감을 표했다.
학회 설립 취지를 보면 '임상초음파 검사에 대한 연구와 임상의사에 대한 초음파 교육을 담당, 초음파 검사의 학문적 발전과 검사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고 초음파 검사를 시행하는 의사들의 권익을 대변'하는 것을 목적으
로 하고 있다.
"내과 전공의교육 치중·개원가 이익 관심 없다는 주장은 사실과 달라"
개원가의 이익에는 관심이 없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어떤 근거로 그런 말이 나왔는지 알 수 없다며 정면반박했다.
이 이사장은 “현 집행부는 시작 단계로 아직 사업다운 사업조차 시작하지 못했다”며 “그렇다면 前집행부에 대한 비판이라는 뜻인데 그렇다면 개원내과의사회 전임 회장은 왜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나”라고 반문했다.
이 이사장은 “임상초음파학회는 개원의부터 대학교수까지 함께 화합, 발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MOU를 맺고 학술적인 면을 교류하고 있다”며 “학술적인 면을 소홀히 할 수 없는 이유”라고 조목조목 짚었다.
“임상초음파학회가 레지던트 교육에만 치중한다”는 내과의사회의 지적에 대해서도 동의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이사장은 “내과 레지던트는 미래의 개원내과의사회 회원”이라며 “더욱이 내과의 몰락은 국가의료시스템 붕괴를 가져 오는 중차대한 문제”라고 환기시켰다.
내과학회가 전공의에게 초음파 교육을 의무화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현실적으로 초음파 교육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을 고려해 임상의를 위한 초음파 교육에 집중한 것이 비난 받을 일인지 의구심이 든다는 것이다.
그는 "다만 지금의 오해를 잘 풀고 개원내과의사회와 협력, 소모적인 논쟁에서 벗어나 초음파를 시행하는 많은 임상의사들과 국민들의 건강을 위해 화합해 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