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성장펀드가 출범 이후 첫 바이오 직접투자 대상으로 리가켐바이오를 선정했다.
정부가 장기간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신약개발 기업에 직접 투자하는 첫 사례로 후기 임상과 차세대 항체-약물접합체(ADC) 플랫폼 개발에 5000억 원이 투입된다.
금융위원회는 26일 “국민성장펀드 기금운용심의회에서 리가켐바이오에 대한 5000억 원 규모 직접투자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국민성장펀드는 첨단전략산업기금과 민간자금을 합쳐 조성된 정책금융 프로그램으로, 민간이 감당하기 어려운 대규모·장기 투자 분야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바이오 분야에서는 이번이 첫 직접투자 사례다.
이번 투자는 첨단전략산업기금 2500억 원과 리가켐바이오 대주주 및 국내 기관투자자 2500억 원이 공동 참여하는 방식이다.
자금은 전환사채(CB) 1700억원과 전환우선주(CPS) 3300억원 형태로 조달된다.
발행 시점에는 보통주가 아니기 때문에 즉각적인 상장주식 희석은 발생하지 않는 구조다.
리가켐바이오는 자체 ADC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항암 신약을 개발하는 연구개발 중심 바이오기업이다.
2015년 이후 중국, 미국, 영국, 일본 등의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총 15건, 약 9조6000억 원 규모의 기술이전을 성사시켰으며, 현재 8건의 글로벌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유방암 치료제는 임상 3상 단계에 진입한 상태다.
회사의 ADC 플랫폼 ‘ConjuALL’은 국제 시상식인 ‘월드 ADC 어워즈(World ADC Awards)’에서 7년 연속 수상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후기임상 직접 수행 기반 마련…ADC 플랫폼 확대 투자
회사는 이번에 확보한 자금을 연구개발과 임상개발에 집중 투입할 계획이다. 인수합병(M&A)이나 외부 경영권 확보가 아닌 신약 개발 경쟁력 강화가 목적이다.
우선 핵심 파이프라인의 후기 임상을 자체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역량 확보에 나선다.
그동안에는 후보물질의 가치가 일정 수준까지 올라가면 기술이전하는 전략을 주로 활용했지만, 앞으로는 전략적 중요도가 높은 파이프라인은 후기 임상까지 직접 진행해 개발 후반부의 기업가치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또 차세대 ADC 플랫폼을 비롯한 신규 모달리티 확보에도 자금을 투입한다. 기존 파이프라인을 넘어 미래 성장동력이 될 신규 기술 기반을 선제적으로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회사는 이번 투자가 기존 기술이전(License-out) 중심 전략을 포기하거나 축소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기술이전을 지속해 연구개발 재원과 현금 흐름을 확보하면서 전략적으로 중요한 일부 파이프라인에 한해 자체 후기 임상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개발 역량을 단계적으로 내재화하겠다는 것이다.
리가켐바이오는 현재 약 4500억 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번 투자금은 기존 사업 운영자금이 아니라 글로벌 신약 출시를 위한 장기 전략 투자에 활용된다고 밝혔다.
충분한 현금을 확보한 시점에서 장기 자본을 선제적으로 마련해 임상, 허가, 상업화 전 과정에서 안정적으로 연구개발을 이어가기 위한 재무 기반을 구축한다는 설명이다.
금융위원회는 이번 투자가 글로벌 기술력을 보유한 국내 바이오기업이 후기 임상과 상업화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공공자금과 민간자본이 함께 장기 투자에 참여함으로써 국내 바이오 연구개발 생태계 강화와 글로벌 시장 진출 기반 마련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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