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중독은 원인 아닌 증상, 가족관계 절대적 영향'
게임과몰입으로 표현 전문의들 'ADHD·우울증·조울병 등 동반 가능성 89%'
2019.06.04 05:40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성은 기자] 정신과 진료 현장에서는 게임중독을 원인이 아닌 증상으로 보며, 치료를 위해 게임 자체가 아닌 환자의 가정 및 학교 문제에 집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열린 ‘게임과몰입힐링센터 5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는 정신과 전문의들이 토론자로 참석해 게임중독 의미 및 치료에 대한 의견을 공유했다.
 
게임과몰입힐링센터는 지난 2011년 1호점을 오픈한 이후 현재까지 전국에 5개소를 설치해 게임중독환자 치료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중독 질병코드 등재를 놓고 IT업체 및 의학계, 시민단체가 논쟁 중인 가운데 이들 환자를 가장 밀접하게 접하는 전문가들 의견이기에 이목이 집중됐다.
 
센터 측은 게임중독이 아닌 게임과몰입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과몰입은 가장 최적의 심리 상태로 꼽히는 몰입상태와 일부 공통점을 갖지만, 즉각적으로 도달되고 스스로와 사회에 해가 된다는 의미를 내포하기 때문이다.
 
게임과몰입힐링센터장인 한덕현 중앙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게임과몰입에 대해 “환자 일상생활에 문제의 주원인이 있는 가운데 게임이 관련 문제로 발현된 결과”라며 “WHO 진단기준에 이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게임 문제로 센터를 찾은 환자들의 증상 호전을 돕는 방법으로 그는 공존질환 개선과 가족관계 회복을 최우선 순위로 꼽았다.
 
센터 내원자 자료에 따르면 게임과몰입환자가 ADHD, 우울증, 조울병, 불안장애, 아스퍼거장애 등을 공존질환을 가진 확률은 88.5%에 달했으며, 이를 개선했을 때 게임과몰입도 크게 호전됐다.
 
게임과몰입환자의 가정환경 문제로는 부모 과잉간섭·기대, 방치, 게임에 대한 무지 및 과도한 두려움, 부부 불화 등이 나타났으며 63.3%의 환자가 이를 겪었다.

"가족관계 문제 있는 게임중독 아이들은 1년 내 호전되기 어려워"
 
한덕현 교수는 “특히 가족관계에 문제가 있는 환자는 1년 안에 호전되기가 어려울 정도”라며 게임과몰입 원인 및 치료에서의 가족관계 영향력을 강조했다.
 
성적문제, 또래관계, 선생님과의 불화, 학원 스트레스 등 학교 부적응을 겪는 게임과몰입환자도 68.2%라는 결과다.
 
충청권 센터를 담당하는 김태호 건국대학교 충주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담당 지역이 산지인 만큼 청소년들이 소속감을 느끼고 진로에 대해 도전하고 성취감을 얻을 기회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게임에 과몰입하게 되는 청소년들의 배경을 말했다.
 
그는 “친구 및 부모와의 갈등이 심하고 유대감이 절실한 아이들에게는 게임이 이를 충족시켜주는 것”이라며 “또래 및 가족관계를 개선시키면서 게임으로 인한 부정적 영향이 대폭 감소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호남권 센터장인 정하란 국립나주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과장은 "부모가 아이의 게임 몰두에 관심을 가져주고 이해하려 하는 것에서 게임과몰입 치료가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바쁜 엄마와 무직상태인 아빠, 4명의 형제자매가 있는 다문화가정의 환자를 담당했을 때 게임과몰입 교육에 대해 부모 관심과 여유가 부족해 결과가 좋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 “태어나서부터 스마트폰을 만지는 아이들에게 게임은 당연한 문화다. 앞으로 게임 사용자는 계속해서 늘어날 전망인 만큼 적절한 대책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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