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수련병원 5개 진료과에서 지도전문의가 보수교육을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전공의 정원을 배정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종성 의원(국민의힘)은 19일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2023년도 전공의 정원 미배정 사례' 자료를 공개했다.
지방 수련병원 중 필수의료에 해당하는 외과, 흉부외과 정원이 미배정된 사례는 물론 수도권 소재 수련병원 중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정원까지 미배정된 사례도 있었다.
특히 보수교육 미이수 때문에 전공의 정원이 미반영된 경우가 다수였다.
정원이 미반영된 과목 중에는 필수의료 과목에 해당하는 외과, 심장혈관흉부외과, 응급의학과도 포함돼 우려감을 키웠다. 이중 외과는 의료취약지가 밀집한 강원도 소재 한림대춘천성심병원이었다.
경희의료원 교육협력병원인 김해중앙병원 내과·이대서울병원 흉부외과·좋은강안병원 가정의학과 및 응급의학과 등도 마찬가지 상황에 놓였다.
11개 병원, 11개 진료과 전공의 미배정
2024년도 전공의 배정과 관련해서도 11개 병원 11개 진료과에서 같은 사유로 전공의 정원이 미반영됐다.
고신대, 동국대경주병원, 순천향대천안병원, 명지병원, 제주대병원 등은 2024년도 전공의 정원을 배정받지 못해 내년에는 전공의 인원이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소아과 대란이 일어나고 있는 수도권 소재 명지병원에는 2023년도 전공의 정원이 2명이었는데, 내년부터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정원이 감축될 예정이다.
제주대병원 안과는 내년도 전공의 정원이 0명이다. 작년까지는 1명의 전공의 정원이 배정돼 현재 전문의 4명과 전공의 3명이 있다.
이들이 매달 2500여명의 외래환자, 150여명의 수술환자(응급수술 포함), 58명의 응급환자를 치료하는 일을 번갈아 가며 도맡고 있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전공의 인원이 한 명 줄어들게 됐다.
“8시간 교육이수 여부만으로 지도전문의 자격 판단”
지방 국립대병원 소속 A교수는 “다른 요건은 모두 충족했는데 지도 전문의의 자격을 하루 8시간 교육 이수 여부만으로 판단해 전공의 정원을 감축한다고 하니 난감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일부 병원에서는 교육기한을 넘겨 뒤늦게 이수하고 정원 배정을 복지부에 요청했지만, 복지부 측은 “이런 민원 일일이 들어주다 보면 관리가 어렵다”며 정원 감축 방침을 고수했다.
‘전공의법 시행규칙’을 보면 정기교육 주기를 ‘최초 교육을 받은 날부터 기산해 3년이 되는 날이 속하는 해의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복지부는 실무적으로 지도전문의 교육의 시한을 9월 30일로 못박고 있다는 게 이종성 의원 지적이다. 복지부의 ‘행정편의주의’가 지역의료 공백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비판이다.
이종성 의원은 “행정편의를 다소 희생하더라도 지역의료 공백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고민을 우선순위에 두고 접근해야 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