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암을 통합 평가해 병원간 비교가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계획이 무기한 연기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손명세)은 지난 5월 '암질환 통합평가 방안' 연구용역을 발주하는 등 통합평가를 위한 의료기관 단위 평가 필요성과 도입 등을 주장해왔다.
하지만 심평원은 지난 19일 요양기관별 적정성평가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폐암, 대장암, 유방암, 위암 평가결과와 향후 방향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암 통합평가 도입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사실상 '무기한 연기'를 시사했다.
서로 다른 암종에 대한 통합평가 지표개발의 어려움과 '암은 A병원'이란 식의 통합평가에 따른 의료기관 간 직접 비교에 대한 부담감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실제 심평원 진료심사평가위원회 양기화 상근평가위원은 설명회에서 "통합평가 방향이나 기타 암종의 통합여부 등 다양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 구체화된 내용은 없다"며 "요양기관 불만을 최소화해 시일을 두고 천천히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암질환 통합평가 방안에 대한 연구용역 결과가 나왔지만 학회조차 뚜렷한 방향이나 방법을 거론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김계숙 상근심사위원도 "5대암 평가조차 현재 2~3회차정도에 불과하다"면서 "암종별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충분한 논의와 방향을 설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설명회에서 심평원은 1차 평가에 들어가는 위암 적정성평가 방향을 공유하고 최근 2·3차 평가결과가 공개된 유방암과 대장암, 일부 지표를 수정해 오는 5월 2차 평가가 이뤄지는 폐암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공개된 결과에 따르면 유방암과 대장암의 경우 회차를 거듭할수록 전반적인 평가 점수가 상향돼 대부분의 기관이 90점 이상을 획득했다.
다만 폐암 적정성평가의 경우 전체 88개 기관 중 8곳이 5등급을 받는 등 일부에서 목표대비 낮은 등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요양기관 담당자들은 평가 대상 범위에 혼란을 느끼는 등 첫 평가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했다.
몇몇 담당자들은 심평원의 평가기준이나 담당자들 답변이 오락가락하는 등 명확치 않다며 불만을 표출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이에 대해 심평원 관계자는 "오해다. 기관별 차이가 있을 것이다. 기준 및 질의응답을 조만간 공개하겠다"며 진화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