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투쟁 천명 당선된 최대집 의협회장 '온건 전략'
소통 확대 등 내부 기반 다져···'文케어, 대화 안되면 물리적 투쟁 감행'
2018.08.09 07:53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다영 기자] “투쟁만이 살 길”이라는 구호로 당선된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이 어느덧 취임 100일을 맞았다.
 

최대집 회장은 지난 8일 대한의사협회 임시회관에서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100일간의 회무 추진 현황과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최대집 회장은 후보 출마를 선언하면서부터 ‘강력한 투쟁’을 약속해 회원들의 표심을 사로잡았으나 세 달 간 그가 보여준 행보는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문재인케어·현지조사 등 의료계의 현안에 크게 목소리를 내 회원들의 권익을 확대하겠다는 취임 전 포부와 달리 눈에 띄는 대응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최 회장은 “이는 의도된 전략이었다”고 설명했다.


“의협 회장으로서 무게감 절감, 8월부터 적극 나설 것”
최대집 회장은 “대한의사협회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주요 사안에 대한 언행 하나 하나가 유관기관이나 단체, 회원들 권익에 영향을 미치고 언론의 관심을 받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지난 100일을 돌아봤다.
 

최 회장은 “6~7월에는 언론 노출을 의도적으로 줄였다. 두 달 동안 언론 보도자료를 제한하고 페이스북, 유튜브 등의 개인SNS 활동도 거의 하지 않았다. 대한의사협회의 대표자로서 말과 행동에 신중을 기해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라고 배경을 소개했다.


최대집 회장이 소극적으로 변했다는 일각의 지적과는 달리 이는 언론 노출을 최소화하는 전략이었다는 것이다.


이어 “그간 의도적이고 전략적으로 언론 노출을 자제해왔다. 앞으로 다양한 소통 채널을 통해 정부기관, 유관기관 등과 적극적으로 논의하는 방식으로 회무에 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재인케어 저지 노력 및 대정부 투쟁 의지가 이제 시들해졌다는 일각의 평가와는 다르게 최대집 아직까지도 유효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의료계 내부 투쟁력을 냉정하게 분석하고 결집하는 과정에 있다는 설명이다.


최대집 회장은 “문재인케어 반대는 2017년 8월 초 전의총 대표 시절부터 중심적으로 주도해왔다”면서 “이에 대해 책임 의식을 느껴 의협회장 선거에도 나섰다”고 밝혔다.


금년 4월에는 상부초음파 검사, 7월에는 상급종합병원 및 종합병원의 2~3인실 급여화가 진행되면서 최대집 회장에게는 문재인케어를 저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꼬리표가 달리기 시작했다.


그는 “과거 정부에 보장성 강화정책은 있었지만 제한적이고 점진적으로 추진돼왔다. 그렇기 때문에 의료계에서도 협력해온 것이다. 이번 정부가 단기간에 3600개 항목을 30조원의 재정으로 급여화하겠다는 주장은 사실 실현 불가능하고 허황된 말이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비급여를 급여화하는 데는 항목과 재정의 조정이 필요하다. 조만간 열리는 의정협의회에서 협의 가능한 범위를 제시할 것이다”면서 “간극을 줄이지 못한다면 의정협의 역시 유지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하복부 초음파 급여화의 경우 충분히 합의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일방적으로 시한을 못 박고 고시하고 있다. 시한 역시 논의의 돼야 한다. 동일한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 대화할 필요가 없다. 오래 끌지 않아야 할 문제다. 대화가 되지 않는다면 물리적인 투쟁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라며 여전한 투쟁가의 면모를 드러냈다.


물리적인 투쟁법으로는 지난 4월 당선인 신분이라 법적 문제로 인해 실시하지 못했던 집단휴진 카드를 다시 내보였다.


최대집 회장은 “대정부 투쟁은 문서나 말로 할 수 없다. 물리적 힘을 동원해야 한다. 의료계 힘을 모아 집단적 행동을 해야 하는 것이다. 단,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민간의료기관이 90%가 넘는 우리나라에서 집단휴진을 하면 사회적으로 혼란이 빚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개원의들이 주축이 돼 운영되는 의협 중앙집행부와 16개 시도의사회와의 소통을 넘어 교수들과 의견 공유를 위해 26개 전문학회 임원진과의 간담회를 정례화한 것은 이 같은 집단행동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최 회장은 “회장이 되고 가장 중점을 둔 것이 26개 전문학회 임원진과의 만남이었다. 26개 전문학회와 간담회를 정례화해 교수들과 의견을 공유하고 있다. 의료계 다양한 직역과 현안에 대해 논의하면서 투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보건의료 현안 해결 노력하면서 전문가 집단 책임 다할 것”
최대집 회장은 지난 100일간 ▲불합리한 보건의료제도 개선 ▲회원권익 증진 및 대회원 서비스 강화 ▲전문가 단체로서의 위상강화 등 3가지 분야의 회무를 추진해왔다고 밝혔다.


보건의료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최 회장은 전문학회 임원진과 간담회를 개최, 현안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고 있으며 지난 5월에는 제2차 전국의사 총궐기대회를 통해 정부에 의료계의 목소리를 직접 냈다. 의료계의 고질적 문제인 심사기준 개정하겠다는 목표로 의정협의체를 운영하고 있다.


이밖에 최근 잇달아 발생한 의료인폭행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해 각종 법안 입법 발의에 힘쓰고 있으며 범의료계 규탄대회, 청와대 앞 집회로 언론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지난 1일 교육부가 설립을 의결한 공공의료대학과 관련, 의료사각지대를 해결할 방법이 아니라고 지적하며 공공의료대학 설립 저지를 목적으로 TF를 구성했다.


각종 현안 외에도 전문가 단체로서 위상을 높이기 위해 라돈 침대 사태 및 폭염 극복 대책, 대한적십자사 혈액백 등 사회적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입장을 발표했다.
 

최대집 회장은 “보건의료 분야에 해결할 현안들이 많다”면서 “단기간에 해결할 사안, 장기간에 걸쳐 다뤄야할 문제를 나눠 전문가 단체로서 사회적 책무를 다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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