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정부가 의-한-정 협의체를 통해 의료일원화 논의를 재개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대한한의사협회가 한의학의 현대화를 위해 의대 커리큘럼을 추가해야 한다는 주장을 전개하고 있다.
29일 대한한의학회가 후원하고 김세연 의원 등이 공동주최한 ‘한의학 교육 현황과 비전 국회 토론회’에서 이재동 한국한의과대학(원)장협의회장은 "한의학 교육이 세계의학교육연합회(WFME)에서 요구하는 의생명과학교육의 내용을 포함하도록 개편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한의학 교육은 이미 기존 의학 내용을 다수 포함하고 있다는 게 한의계측 주장이다.
일례로 한의학교육 평가인증 가운데 '기초교육 분야는 생리학, 예방의학, 진단학, 해부학 등을 포함하며 의생명과학은 양방생리학, 양방병리학, 생화학, 조직학, 면역학, 미생물학, 약리학, 임상병리학, 영상의학, 의료통계 등의 내용을 포함한다'는 조항이 포함된 방식이다.
고호연 세명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는 "한국보건의료인력국가시험원은 우수한 '보건의료인'을 배출함으로써 국가 보건의료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한의사 국가고시 또한 우수한 한의사를 배출해 국가 보건의료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이라며 "암기형의 한의학 원전 내용을 토대로 하는 국시 문제는 사라지고 실제 진료현장에서 쓰이는 지식을 묻는 문항으로 교체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의사 국시 항목 가운데 '80세 남자 환자가 걷기 힘들고, 요실금이 있고, 치매증상으로 내원했다. 양측 하지의 힘은 양호한 편이었고, 반신부전마비 증상은 아니었으며, 보행곤란은 서서히 진행됐다고 한다. 환자의 맥세삭, 경면설, 무태하고, 구갈을 호소했다. 진단 영상 결과는 다음과 같다. 진단명의 조합으로 바른 것은?'과 같은 문제에서는 답안으로 ▲뇌출혈-화열 ▲뇌경색-기허 ▲뇌종양-어혈과 같은 진단명의 조합을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
의료일원화는 한의대 폐지가 아닌 기존 한의학에 의학을 접목하는 형태로 이뤄져야 하며 이를 위해 한의학교육이 임상 위주로 강화돼야 한다는 것이다.
신준식 대한한방병원협회장은 “한의학의 변화와 혁신에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한의과대학의 기초 의학교육과 더불어 한의임상교육의 강화”라며 “국민들의 현대적 욕구에 맞도록 보편적이고 객관화된 진단과 표준화된 임상진료가 되도록 한의계가 노력하고 정부의 제도적 뒷받침이 보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30~40년 동안 내부적으로 한의과대학의 교육강화와 많은 임상연구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진료현장에서도 임상역량이 매우 강화됐다”며 “한의임상 교육 강화가 바탕이 돼야 한의보장성 강화 추진과 의료기기 사용, 의료기사 문제 등 여러 가지 현안들의 원만한 추진이 가능해 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