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생체 간이식 20년…장기생존시대 활짝
세계 최다 이식·최고 생존율 기록…절대적 존재감
2014.12.17 11:16 댓글쓰기


1994년 12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행된 '생체 간이식 수술'이 20년을 맞았다.


선천성 담도 폐쇄증을 앓고 있던 생후 9개월의 아기는 간이 딱딱하게 굳는 간경화로 인해 간이식이 아니면 살려낼 방법이 없었다.

 

결국 아버지는 자신의 간 일부를 딸에게 떼어 주겠다고 결정했고, 1994년 12월 8일 18시간의 대수술 끝에 국내 첫 생체 간이식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당시 9개월의 아기는 현재 21살의 건강한 대학생이 됐다. 그 동안 끊임없는 발전을 거듭해온 간이식은 장기 생존율과 삶의 질을 보장하는 말기 간질환 최고의 치료법으로 정착될 수 있었다.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소장 황신 교수)는 국내 최초 생체 간이식 20주년을 맞아 '20년간 간이식을 받은 소아 환자 280명의 이식 후 생존율'을 분석했다.


그 결과 1년과 5년 후 생존율이 각각 94.9%, 90.6%로 나타났으며 10년 이상 생존한 환자도 86.9%인 243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간이식 치료가 장기 생존을 가능케 하는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10년 이상 생존자 243명의 건강 상태를 살펴본 결과, 재이식은 2건에 그쳤고 신장 기능 저하를 보인 환자는 7%, 고지혈증 발생은 단 2.5%에 머무는 등 합병증 발생이 극히 적었다.


재이식 환자 역시 현재 건강하며 심리적 불안정과 심각한 학습장애를 보인 환자는 전혀 없었다.


황신 소장은 “간이식은 더 이상 생존율의 문제가 아니라 평생을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치료법으로 확립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은 20년간 진화를 거듭하며 현재 생체 간이식 세계 최다 경험(3713례)과 최고 생존율(1년・97%)을 기록하고 있다.

 


소아 간이식 성적이 안정기를 찾은 2003년 전후를 비교하면, 환자 생존율은 수술 후 1년은 86.4%에서 95.4%로, 5년은 79.5%에서 95.4%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특히 2003년 이후 10년 생존율은 91.1%로 높은 기록을 보이고 있다.


이는 세계 유명 소아간이식 센터들의 생존율(1년・90%, 5년・85%)과 비교했을 때에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실제 세계 의사들이 가장 많이 참고하는 미국 의학 커뮤니티 ‘업투데이트’(UpToDate)에서도 대표적 성공 수술 사례로 언급되고 있다.


급성 간부전으로 이식 받은 소아 환자의 생존율이 높아진 점도 눈에 띈다. 급성 간부전은 발병할 경우 3주 이내 사망률이 약 80%에 이를 정도로 치명적이다. 간이식이 유일한 치료 방법이지만 이식 후 생존율은 60% 정도로 매우 낮은 것으로 보고된다.


그러나 서울아산병원의 경우 88%라는 매우 높은 생존율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국제간이식학회에도 보고된 바 있으며, 현재 중동 아랍에미리트연방(UAE)은 급성 간부전 소아를 서울아산병원으로 바로 이송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 소아일반과 김경모 교수는 향상된 장기 생존율 성과에 대해 '수술 기법 발전과 수술 전후 관리 향상'을 첫 번째 요인으로 꼽았다. 


2003년 이후 새로운 검사기법 등을 도입해 바이러스 감염 예방이 향상됐다.


김 교수는 "간이식외과 및 소아외과, 소아일반과, 마취통증의학과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의 유기적 협진 시스템 구축이 그 바탕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간에서 일어나는 부산물로 인해 장기가 손상되는 윌슨병 등 대사성질환에 대한 이식 후 생존율도 높게 나타나는 점을 고려했을 때, 메틸말론산혈증과 같은 간외 대사성 질환에도 간이식 확장을 통해 환아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의 생체 간이식 환자 생존율은 97%(1년), 89%(3년), 88.5%(5년)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장기이식수술 선진국이라는 미국(UNOS)의  88.7%(1년), 82.7%(3년), 79.7%(5년)를 훨씬 뛰어넘는 기록이다.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이승규 교수는 “세계 최고 성공률은 무엇보다 단 한명의 환자도 놓치지 않겠다는 마음과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지금까지 의료진을 믿어준 기증자, 환자 및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생체 간이식 20년의 감회를 전했다.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은 1994년 12월 국내 최초의 생체 간이식 성공, 1999년 1월 세계 최초의 변형 우엽 간이식 성공, 2000년 3월 세계 최초의 2대1 간이식 성공, 2011년 403건의 연 세계 최다 간이식을 시행했다.


매년 100명이 넘는 해외 의학자들이 간이식 수술법을 전수받으러 병원을 찾는 등 세계 간이식 수술의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간이식팀은 기증자 수술에 최소침습수술을 적용하고 있다.


지난 2008년 5월부터 소아 생체 간이식에 대한 기증자 복강경 간절제 수술을 국내 최초로 성공해 현재 국내에서 가장 많은 수술 증례인 27건을 갖고 있으며 성공률도 100%를 보이고 있다. 지난 11월에는 성인 생체 간이식에서 기증자의 간 우엽 절제를 복강경으로 안전하게 시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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