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대란은 졸속 정책의 부작용. 의료에 대한 이해와 전문성 있는 정부가 들어서길 기대합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신현영 교수(前 더불어민주당 의원)는 최근 데일리메디와 인터뷰에서 "새 정권이 첫 번째로 해결해야 할 수임사항은 의료대란 종식"이라고 말했다.
신현영 교수는 21대 국회의원 임기를 마친 후 지난 7월부터 진료현장에 복귀해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환자들을 진료하고 있다.
"의료와 정치가 경색 국면이라 환자들에게 참으로 죄송한 마음"
신 교수는 "지난 4년동안 국가를 위해 봉사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특히 코로나19 시기 여당 국회의원으로 정책 결정에 역할을 일부 할 수 있었던 건 매우 보람된 일이었다"고 술회했다.
이어 "의료계에 돌아와서도 감사함을 느낀다"며 "모교로 돌아와 국민 건강을 위해 일선에서 환자와 소통하고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면에서 하루하루가 보람 있게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정치를 경험하고 의료계로 돌아온 만큼 깨닫는 바가 더 많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환자 중심 바라보고 의사 이외 직능 중요성도 인지"
그는 "국회 생활 4년을 지낸 후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많이 변했다. 의사 중심이던 병원을 환자 중심으로 보게 됐고, 의사 이 외 직능들 중요성도 인지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각각의 조직원들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그 자리를 충실히 지키기에 병원이 돌아간다는 생각이 들어 청소노동자들 노고까지 소중한 역할에 대한 가치를 느끼게 됐다"고 덧붙였다.
다만 의료대란이 장기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 복귀해 진료 차질을 체감하면서 무거운 마음도 든다고 전했다.
그는 "의료는 결국 여러 과의 협업으로 완성될 수 있다. 특히 필수의료에 근접한 진료과 전공의들 부재로 진료 지연이 발생하는 일이 잦다. 환자는 초조하고 의사는 지친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대란이 장기화할 것으로 예측되는데 국민 건강과 생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 같아 걱정이다. 의료와 정치가 경색 국면이라 환자들에게 참으로 죄송한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정책 결정자 무능함으로 의료대란 발생, 의료 이해도 높은 새 정부 들어서야"
신현영 교수는 의정갈등 상황이 빚어진 원인에 대해 "정책 결정자 무능함"을 꼽았다.
그는 "의정갈등 상황은 위법적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으로 시작됐기에 많은 국민들이 의료대란도 졸속 정책 결과라는 깨달음을 갖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권한과 책임이 있는 정책 결정자가 무능하고 무도하면 국민들에게 어떠한 폐해가 오는지 2024년 대한민국이 경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의료대란을 종식시키기 위해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야 한다"며 "의료에 대한 깊은 이해와 전문성 있는 분들이 등용되는 현명하고 합리적인 정부가 들어서길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비상계엄 사태에서는 '윤석열 퇴진'에 대해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지 않은 의사 출신 의원들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기도 했다.
신현영 교수는 "국민들이 선거로 평가할 것이다. 의료에 대한 소명을 바탕으로 정치를 구현하는 것인지 그 의도가 이번에 명확하게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어 "역사가 그들의 정치를 평가할 것이고 단순한 정치적 연장을 위해 권력과 타협하는 정치인들은 퇴출당할 것이다. 그것이 정의"라고 덧붙였다.
그는 "국민들은 현명하기에 그런 꼼수는 금방 들통나기 마련"이라며 "욕을 먹더라도 소신 있는 목소리가 무엇인지 정치인들은 알고 있고, 그것을 행동으로 옮길 용기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정갈등 해결을 위해서는 정부와 의료계 모두 소통이 가능한 대표자를 선출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사태는 오랜 불신의 결과다. 서로에 대한 불신으로는 해결될 수 없는 대립 상황이기에 정부와 의료계 모두 소통이 가능한 대표성 있는 사람들이 선임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은 통합적 정치를 할 지도자를 선출해야 하며, 의사협회 회장선거도 동일하다. 국민들에게 존경받고 신뢰받을 수 있는 리더십이 구축돼야 의료대란을 해결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도움 필요한 곳은 언제든 달려갈 것, 사직 전공의 고민 경청하고 조언"
신현영 교수는 의료계, 정계를 모두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우리 사회의 사각지대를 메꾸는 역할을 꾸준히 해나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도움이 필요한 곳은 어디든 달려갈 것이다. 대한전공의협의회, 대한의사협회, 여자의사회 등 다양한 활동을 했던 것도 이 같은 마음에 기인한다. 지금도 그 마음은 변치 않았다"고 말했다.
최근 신 교수는 미래의료를 이끌어 갈 젊은의사들과 만나 고민을 나누고 소통하며 선배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는 "그들이 왜 현장을 떠날 수 밖에 없는지, 왜 돌아올 수 없는지 일대일로 만나 소통하고 있다"며 "제3자들이 그들의 투쟁 방식을 이해할 수 있도록 공론화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의 진지한 고민은 미래의료 밑그림이 될 것"이라며 "젊은의사들 고민을 경청하고 때로는 조언해 주는 것, 선배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국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묻자 신 교수는 '화합'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나쁜 정치, 나쁜 권력자들이 국민을 고통 속에 몰아넣고 있다. 어려운 시기이지만 대한민국 회복 탄력성을 믿으며 여전히 민주주의 원동력은 국민에게서 나온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시기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저력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미래와 희망이 아직도 있다는 것을 국민들과 함께 증명하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