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밀어부치는 달빛어린이병원 확대 '제동'
소아청소년과 개원가 반발로 추가신청 단 '1곳'…처벌 예고 '무용지물'
2015.09.13 20:00 댓글쓰기

 

소아환자의 진료권 보장을 위해 도입된 달빛어린이병원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소아청소년과 개원가의 강력 반발이 결정적 원인이다.

 

달빛어린이병원을 대상으로 의료진 회유 등의 압력을 행사, 해당 병원들의 참여 포기를 유도하는 행위에 대한 법적 처벌까지 예고했지만 변화 기류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달빛어린이병원을 기존 15개에서 30개로 확대키로 하고 지난 한달 간 모집을 진행했지만 11일 마감결과 신청기관은 단 1곳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결과는 달빛어린이병원에 반대하는 소아청소년과 개원가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소아청소년과 개원의들은 달빛어린이병원 도입 당시부터 “개원가 붕괴를 가속화 시키는 정책”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야간에 진료하는 달빛 어린이병원의 경우 어느 정도 규모나 재정이 확보된 병원들이 참여하는 만큼 원장 혼자 운영하는 의원급 의료기관들 입장에게는 위기감으로 작용한 탓이다.

 

개원가의 우려는 달빛 어린이병원 시범사업 참여기관은 물론 그 곳에 재직하는 동료의사의 비난으로까지 확산됐다.

 

달빛 어린이병원들은 지역 소청과 개원가의 강한 항의로 난색을 표하고 있으며, 이 곳에 취업한 의사들 역시 비난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소청과 의사 커뮤니티에서의 강제 탈퇴 등 동료의사들의 집단 따돌림을 우려한 달빛 어린이병원 진료의사들이 외부 노출을 꺼리거나 사직을 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이는 결국 병원들의 의사 구인난으로 이어지며 사업참여 희망 병원은 물론 기존 참여병원들 마저 잇따라 포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보건복지부는 달빛어린이병원에 대한 참여 포기 강요 사례 발생 시 위법성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약발은 받지 않았다.

 

또한 소아청소년과 개원가 단체와 비공식 만남을 갖고 ‘소아 환자들의 진료권 보장’이라는 공익적 차원에서 진행되는 사업인 만큼 협조를 당부했지만 소청과를 설득하는데는 실패했다.

 

그럼에도 복지부는 달빛어린이병원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복지부 응급의료과 임호근 과장은 “소청과 개원가의 영향으로 달빛어린이병원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꼭 필요한 제도인 만큼 계속해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아환자의 진료권 보장이라는 취지를 이해해 주기 바란다”면서 “개원가의 경영난은 수가 재조정이라는 큰 틀에서 접근해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복지부는 조만간 달빛어린이병원 사업 참여 재공모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달빛 어린이병원은 야간 및 휴일에 응급실을 이용하는 소아환자의 불편 해소 차원에서 지난해 9월부터 시범운영 되고 있다.

 

해당 병의원은 365일 밤 11시 혹은 12시까지, 휴일에도 최소 저녁 6시까지 진료하고, 복지부는 이들 의료기관에 연간 평균 1억8000만원의 보조금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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