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부·소아심장·외상·수지접합 등 수술수가 대폭 인상
복지부, 필수의료 개선안 추가 검토···'상급종병-지방의료원 공동수련 모델 마련'
2022.04.28 12:51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국민건강 최후의 보루인 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해 지원책이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이 입을 모았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신현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오늘(28일)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등 각 학회 수장들과 보건복지부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필수의료 살리기’를 주제로 간담회를 개최했다.
 
차전경 보건복지부 의료인력정책과장은 “대도시와 수도권에 의료자원이 집중돼 지역 간 의료 불균형이 지속되고 특히 필수의료는 민간투자가 부족해 자체 충족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전공의 충원율도 인기과 쏠림 현상과 저출산 등 환경변화 및 근무 강도 등으로 지원이 매우 저조하다”고 말했다.
 
실제 2022년도 전공의 모집 결과, 전체 평균은 82.8%를 기록했지만 필수의료과는 ▲산부인과 68.9% ▲흉부외과 34.8% ▲소아청소년과 27.5%에 그쳤다.
 
그간 복지부는 필수의료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외과계 대상 수가인상을 비롯해 전공의 수련보조수당 및 술기 교육비 지원 등 대책을 시행해 왔다.
 
차전경 과장은 “2009년부터 건강보험 수가를 외과 30%, 흉부외과 100% 인상하고 인상된 금액은 전공의 수련보조수당 등 해당 과목 지원에 사용될 수 있도록 제한을 설정했다”며 “또한 충원율이 낮은 과목은 전공의 사기증진 및 수련 질 향상을 위해 매년 40명씩 단기 해외연수를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공의 술기지원 차원에서는 외과계 전공의 약 50%를 대상으로 1인당 50만원의 교육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여러 지원책에도 충분한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어 실효성을 전반적으로 재점검하고 현장 요구를 반영한 근본적 개선대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보건복지부는 필수의료 개선을 위해 ▲필수의료 수가 보상 및 지원 확대 ▲필수의료인력 교육수련 강화 ▲필수의료분야 맞춤형 지원 ▲필수의료인력 확충 및 수급관리 등을 제시했다.
 
차전경 과장은 “흉부외과, 소아심장, 소아외과, 외상외과, 수지접합 등의 수술수가 대폭 인상 등 조정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전공의 교육수련 강화를 위해서는 비용 지원 및 대상 확대와 상급종합병원-지방의료원 공동수련모델 마련, 공공임상교수 제도 등을 추진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필수의료분야 맞춤형 지원으로 분만 취약지에 산부인과를 운영할 수 있도록 시설과 장비 등을 지원하고 산부인과는 불가항력의료사고 보상재원 국가부담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적정 인력 확보를 위해 코로나19 상황 안정화 이후 의정 논의를 거쳐 추진키로 한 공공의대 도입 방안에 대한 논의 재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국민 건강 지킴이 마지막 보루 필수의료, 자부심 지킬 수 있는 여건 만들어달라” 호소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필수의료과목 학회 수장들은 “더 늦기 전에 국민 건강을 지키는 마지막 보루인 필수의료과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달라”고 입을 모았다.
 
조영석 대한내과학회 총무이사는 “2022년도 내과 전공의 지원율은 96.2%로 개선됐는데 전공의 수련기간 단축 등의 효과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하지만 내과 역시 서울이나 경기, 수도권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지만 여전히 지방 수련병원은 정원 맞추기가 어려워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공의 교육과 관련해서는 초음파나 내시경 교육은 다른 과처럼 지원이 필요하고, 과도한 업무로딩에도 전공의를 교육하는 교육지도전문의에 대한 보상이나 인센티브도 전혀 없어 개선이 필요하다”며 “정규사업으로 전환된 입원전담전문의 역시 수가가 개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현택 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 또한 “소청과 전공의 지원율은 이미 심각한 수준으로 부산이나 대구같이 큰 지역도 소아환자를 받아 줄 병원이 없어 코로나19 사태에 소아환자가 길에서 숨진 사례가 있었다”며 “이런 사태는 시급하게 해결되지 않으면 비일비재하게 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소청과는 전공의 수련기간이 3년제로 전환돼 올해 3, 4년차가 함께 졸업하고 내년 3월부터는 대부분 1, 2년차 전공의들만 남게 된다”며 “현재도 교수가 낮에는 외래를 보고 밤에 당직을 서면서 버티는 실정인데 내년이 되면 더 이상 버틸 수 없다. 지원 제도를 적극적으로 마련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우용 대한외과학회 이사장은 "국민 건강을 지키는 마지막 보루인 필수의료가 무너지지 않도록 수가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우용 이사장은 “필수의료과 자부심을 지킬 수 있도록 비정상적인 수가를 정상화해야 한다”며 “특히 지방에서 필수의료를 책임지며 응급실을 운영하는 병원들에 대해 필수의료 지역수가 시범사업을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이어 “복지부에서 예산이 부족하다면 지자체가 나서 지원해주면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며 “의사 인력은 늘어나는 반면 외과의사는 오히려 줄고 있어 아무리 인력을 늘려도 외과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인력은 줄어들 것이다. 필수과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달라”고 덧붙였다.
 
박중신 대한산부인과학회 이사장은 불가항력 의료사고에 대한 국가 책임 확대를 강조했다.
 
그는 “산부인과는 특히 의사가 예측할 수 없는 위험한 상황이 많기 때문에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현재 불가항력 의료사고로 임산모가 사망할 시 국가가 보장해주는 금액은 3000만원인데 물가를 고려하면 인상이 필요하고, 의료기관이 부담하는 30% 재원 비중 또한 병원이나 의사 잘못이 아니기 때문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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