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의대 충격파…'신설의대 평가인증 필요'
의평원 김영창 전문역량평가단장 '설립 인가 전 예비평가 도입' 역설
2013.11.27 11:20 댓글쓰기

서남대 의과대학 사태를 계기로 기존 의대 외에도 신설하는 의과대학에 대한 평가인증이 도입돼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한국의학교육평가원 김영창 전문역량평가단장(순천향의대)[사진]은 최근 대한의학회 뉴스레터를 통해 “서남의대 사태가 남긴 문제점을 의학교육학 측면에서 볼 때 기존 의대·의전원 평가인증도 중요하지만 앞으로는 신설의대에 대한 평가인증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1993년부터 1998년 사이에 서남의대를 비롯 9개교가 의과대학을 새로 만들면서 그 당시부터 의학교육 부실에 대한 우려가 있어 왔다.

 

그는 “이미 10여 년 전부터 서남의대 교육병원은 입원환자가 턱없이 부족해 학생들은 수술과 마취 과정을 보지 못하고, 질병을 자료만으로 공부하는 등 부실한 임상실습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이 있었다”고 떠올렸다.

 

1994년 의학교육 평가인증이 시작되면서 서남의대 역시 2003년 1주기 평가에서 조건부 인정을 받은 후 두 차례의 재평가를 진행했지만 권고사항이 충족되지 않아 최종 조건부 인정을 받았다.

 

김영창 단장은 “그 후 2007년 2주기 평가에 참여하지 않음으로써 인증실적이 없는 미인증 상태로 신입생을 뽑고 교육을 시행했다”면서 “결국 2013년 교육부 특별감사에 의해 의대 폐쇄가 추진되고 있는 의학교육 역사상 초유의 사태를 초래했다”고 되짚었다.

 

이 같은 일련의 사태를 계기로 우리나라도 의과대학 설립 정책과 방법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미국의 경우 의학교육 평가기관에서 신설의대 평가기준에 따라 인증을 받은 후 학생을 모집할 수 있다. 또 대학에서는 신입생이 졸업할 때까지 매년 평가 절차를 거쳐야 한다.

 

김영창 단장은 “미국은 학생 모집을 해서 교육을 시작했더라도 매년 받는 평가에서 상당한 미비점이 발견돼 인증이 유보되거나 인증을 받지 못하면 신입생 모집을 일단 중지시킨 후 개선해야 하고, 만약 개선할 수 없다고 판단될 경우 대학설립이 취소돼 기존 학생들은 전학가게 된다”고 소개했다.

 

우리나라는 여전히 설립 인가 후 관리가 미비해 부실교육으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하기가 쉽지 않은 구조라는 우려다.

 

그는 “교육부의 설립 인가를 받기 전 신설대학은 충실한 기본 의학교육을 위한 교육여건과 교육과정을 준비하고 있는가에 대한 예비평가를 받아 의대 운영 능력에 대한 인증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아직까지 대통령이 정하는 설립기준을 갖추면 평가 없이 인가를 해주고 학생 모집 후에도 대학이 제대로 교육하고 있는지에 대한 관리가 미비한 실정”이라며 “신설의대 평가인증제도 도입을 통해 대학이 빠른 시간 내 적절한 교육여건을 갖출 수 있도록 도움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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