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13일 귀순한 북한 병사의 수술을 집도하며 열악한 권역외상센터 현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면서 청와대 국민청원 등이 실현될 지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이국종 교수를 만났다.
1일 문 대통령은 아주대학교 권역외상센터 이국종 교수와 JSA 경비대대 지휘관 및 장병들을 초청해 본관 인왕실에서 차담을 갖고 노고를 치하했다.
이 자리에서 파머 중령은 "이번에 귀순한 북한 병사가 총상을 입고도 정말 빠르게 뛰었는데 한국의 자유가 이끄는 힘이 그만큼 강했다고 생각한다"며 "여기 있는 의료진 덕분에 그 병사는 한국의 자유를 만끽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그도 그럴 것이 이국종 교수는 그렇게 중상을 입었는데도 목숨을 구하는 기적 같은 일을 해냈다"며 "우리 외상센터가 인력이나 장비 면에서 상당히 열악한데도 실력 만큼은 세계 최고라는 점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이국종 교수는 중증외상센터와 특별한 인연이 있는 것 같다. 아덴만 작전에서 석해균 선장의 목숨을 구해낸 과정에서 지금의 중증외상센터도 출범하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문 대통령은 또한 "중증외상센터의 현재를 돌아보는 계기도 만들었다"며 "중증외상센터가 1차적 외상치료에서만 그치지 않고, 트라우마까지 치료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지 살펴보라"고 배석자에게 지시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국회에서도 이 같은 부분에 대한 지적이 있어 긴급 후송의무헬기 구입을 계획보다 앞당겨 2018년, 2019년 각각 4대씩 8대를 도입하도록 예산을 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국종 교수와 대통령의 만남으로 현재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코너에 올라온 '권역외상센터 지원 청원'이 실현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국종 교수는 지난달 22일 아주대병원에서 열린 북한 군인에 대한 치료 경과를 발표하는 2차 브리핑에서 열악한 권역외상센터의 인력·장비 문제를 지적했다.
이에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코너에는 '권역외상센터 추가적인 제도적·환경적 지원'이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고, 1일 현재 약 24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한편, 이날 청와대에는 송영무 국방장관, (前)JSA대대 한국군 대대장 권영환 중령, 송승현 상사, 노영수 중사, 군의관 황도연 대위와 미군 대대장 파머 중령, 군의관 슈미트 소령, 의무담당관 하트필드 병장 및 아주대 권역외상센터 이국종 교수가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