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中] 당뇨병 치료·관리 시 연속혈당측정기(CGM)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당뇨병학회(ADA)와 미국내분비학회(ENDO)에 이어 대한당뇨병학회(KDA)도 GCM을 당뇨병 치료 가이드라인에 포함하며 역할과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당뇨병 환자들도 CGM 편의성에 공감하며 지원 정책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CGM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과 달리, 사용률은 저조했다. 앞서 정부는 2020년 1형 당뇨환자를 대상으로 CGM을 급여화하며 지원에 나섰지만 요양비 형태로 지급했고, 2형 당뇨환자는 제외한 탓에 여전히 많은 환자가 당뇨병 치료와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러한 가운데 새정부 출범 후 금년 6월, 드디어 CGM 처방·교육 및 상담 수가가 신설됐다. 이에 필요성을 알면서도 CGM 적극 활용이 어려움을 호소했던 당뇨병학계 및 의료계는 이번 급여화를 환영하면서도 ‘절반의 성과’라며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데일리메디가 CGM 급여화를 둘러싼 일련의 상황을 진단했다.
금년 6월 28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도 2형 당뇨병 환자의 연속혈당측정기 급여화는 불발됐다.
선천적으로 인슐린이 아예 분비되지 않는 1형 당뇨병과 달리 2형 당뇨병은 가족력 또는 신체활동 부족 등으로 인슐린 기능이 점차 떨어지는 질환이다.
2형 당뇨병 환자는 1형 당뇨병 환자보다 압도적으로 많고, 그 수도 매해 증가하고 있지만 치료에 있어 연속혈당측정기(CGM) 사용 빈도는 매우 미약한 실정이다.
일선 의료진들은 당뇨병 환자들이 CGM을 통해 생활습관을 교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처방·교육 수가가 책정돼 있지 않아 현실적으로 참여가 힘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2형 당뇨병 등에서 CGM 급여가 적용되지 않은 주된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연구 근거 부족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에 따르면 1형 당뇨병은 CGM을 사용해 인슐린 용량을 조절하고 이로 인해 혈당이 잘 조절됐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하지만 2형 당뇨병은 CGM을 활용, 혈당 조절이 개선됐다는 연구가 충분하지 않다.
그러나 내분비학계에 따르면 2형 당뇨병은 우선 합병증 위험이 높다. 과체중·비만인 경우가 많아 고혈압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또 대사증후군 및 임신성 당뇨병 등의 합병증이 발생해 '신(腎) 기능 장애'까지 동반되면 혈압 조절은 훨씬 더 힘들어진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미국 뉴욕 소재 스토니브룩대에서 2형 당뇨병 환자의 경우 당뇨병으로 인한 뇌(腦) 인지 기능 저하가 가속화된다는 연구까지 발표됐다.
또 가정의학계에 따르면 혈당이 정상보다 높지만 당뇨병 진단 기준보다 낮은 상태를 가리키는 당뇨병 전단계(전당뇨)의 경우, 방치하면 제2형 당뇨병이 될 가능성이 크다.
운동 빈도가 주 3회 미만이거나 다낭성난소증후군·임신성 당뇨병력이 있으면 전당뇨 고위험군이다.
그렇지만 2형 당뇨병은 1형 당뇨병과 달리 처음 인슐린 분비 기능이 어느정도 유지되기 때문에 음식을 조절하고 운동하는 등 생활습관 교정이 치료 핵심으로 꼽힌다.
내분비내과 의사들, 2형 당뇨병과 GCM 활용 중요성 높게 평가
내분비학계에 따르면 당뇨병 치료의 가장 큰 축은 약물치료 및 식이조절·운동이다. 여기에 근래 이 같은 생활습관 교정 시 CGM 활용이 유용하다는 주장이 다수 제기된다.
강재헌 前 대한비만학회 회장(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은 “모든 당뇨병환자들이 CGM을 사용하고 있지는 않지만 일정 기간에 걸쳐 어떤 음식을 먹고, 어떤 운동을 했을 때 혈당이 변하는지 스스로 모니터링할 수 있어 혈당 조절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당뇨병 환자, 전당뇨 환자, 그 전단계인 비만환자 모두 CGM을 통한 식습관 파악과 개선 경험을 가지게 되면 질병 예방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특히 2형 당뇨병 치료 시 CGM 활용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도 형성되고 있다.
최근 열린 2022년 대한당뇨병학회 춘계학술대회 CGM 세션에서는 2형 당뇨병 등에서의 CGM 활용에 대한 내분비내과 의사들의 지대한 관심이 확인됐다.
조재형 가톨릭의대 내과 교수는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전문가 중 한 명이다.
그는 “최근 ‘리얼타임’ CGM 들이 많이 개발되면서 2형 당뇨병에서의 치료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고, 여러 국내외 학회 지침에서도 계속 권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2형 당뇨병에서 변동성을 줄이는 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고령 당뇨병 환자의 경우 장기간 혈당 변동성과 사망률 간 연관성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당뇨병 환자가 CGM을 활용해 걸음 수에 비례하는 혈당 감소를 체험하고, 약을 잘 먹게 하는 등 행동습관을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게 조 교수의 입장이다.
그는 또 “저혈당 위험이 높은 경우 CGM이 특히 권고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