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 줄기세포 사지마비 치료 입증
전상용 교수팀, 10명 중 3명 일상생활 가능 등 7명 호전
2012.05.02 12:14 댓글쓰기

최근 세계적으로 줄기 세포 치료가 관심을 끌고 있는 가운데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알려진 사지마비 환자도 줄기세포로 기능을 호전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국내 의료진에 의해 발표돼 주목된다.

 

서울아산병원 신경외과 전상용 교수팀은 목뼈를 다친 만성 척수손상 환자 10명에게 자가 골수 중간엽 줄기세포를 손상된 척수 부위에 직접 주입해 장기간 추적 관찰한 결과 30%가 일상생활이 가능한 정도로 회복했다고 세계적 학술지인 Neurosurgery에 게재했다.

 

무감각 환자, 후각 정상화…팔 기능 회복

 

▲전상용 교수가 줄기세포 치료에 성공한 환자 팔의 근력을 측정하고 있다.
이 수술을 받은 박 모 씨는 지난 1998년 교통사고를 당해 목 부위 척수손상을 입어 사지마비 진단을 받았다. 냄새 등 감각이 없고 팔이 조금씩 움직이는 것이 고작이었다.

 

그러나 서울아산병원에서 2006년 수술을 받은 후 감각이 돌아왔으며 팔 전체에 힘이 생겨 두 팔을 위로도 쭉 뻗을 수 있게 됐다. 특히 손가락 힘이 좋아져 무거운 물건을 잡을 수 있게 되었고 숟가락과 젓가락을 사용해 음식도 먹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박 씨 뿐아니라 수술을 받은 10명의 만성 척수손상 환자 중 6명은 전기 생리학적 변화를, 7명은 MRI 상의 변화를 나타냈다. 특히 이 중 3명의 환자는 일상생활의 개선을 가져올 만한 팔의 운동기능 향상을 보였다.

 

전상용 교수는 “이는 신경 조직이 재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줄기세포 치료 후 신경학적인 개선이나 전기 생리학적 검사에서 호전이 있다는 연구는 있었지만, MRI 검사에서 일어난 척수변화를 증명, 신경학적 호전의 증거를 제시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손상된 척수에 줄기세포 직접 주입

 

연구진이 사용한 방법은 자가

▲전상용 교수팀 줄기세포 치료 개념도
중간엽 줄기세포를 손상된 척수에 직접 찔러 넣어 주입하는 기법으로 지금까지 보고된 척수손상 치료법은 척추 신경막 내로 줄기세포를 주입하는 방법이 유일했다.

 

동물실험을 통해 척수 내 직접 주입법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알려졌으나, 위험성 때문에 사람에게는 시도하기가 어렵다고 여겨왔다.

 

전상용 교수팀은 신경 조직의 재생이 일어나야 하는 척수손상 부위에 직접적으로 주입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이후 주입된 줄기 세포가 조직 내 반응을 일으키고 귀향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예측해 척추 요추 천자를 통해 추가로 줄기 세포를 주입했다.

 

"향후 줄기세포 연구 초석"

 

전상용 교수는 “이번 연구는 만성 척수 손상 환자에 자가 중간엽 줄기 세포를 직접 주입해도 영구적인 부작용이 없고 운동기능 향상에 성공했음을 학계에서 최초로 보고한 내용”이라며 “향후 척수 손상의 줄기세포 치료에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가적인 연구가 더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전상용 교수는 “줄기세포 유전자 조작, 주입되는 줄기세포 최적량 확립, 효과가 더 높을 것으로 생각되는 급성기 척수손상 환자에의 적용, 지지체 병용, 치료 후 변화 관찰을 위한 영상 기술의 개발 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몇몇 환자에서 팔의 일부 힘만 좋아지는 점으로 보아 아직까지는 줄기세포의 치료 효율이 높지 않을 수 있어 향후 이에 대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