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원이 맹장수술 과정에서 괴사성 근막염을 진단치 못해 환자를 사망케 한 병원과 의료진에게 8000여만원의 손해배상액을 책정했다.
부산지방법원 제8민사부는 맹장수술 후 사망한 여환자의 남편과 자녀들이 부산 소재 C병원을 상대로 낸 의료손해배상 소송에서 유족의 손을 들어줬다.
사건 병원은 맹장수술 후 환자가 쇼크 증상 등을 지속적으로 호소했는데도 추가 CT촬영 등 적절한 추가 진료를 시행하지 않아 감염으로 인한 환자 근막염을 진단치 못하는 의료과실을 저질렀다.
지난 2011년 여환자 A씨는 심한 복통을 호소하며 C병원을 찾았다.
담당 의사는 복부 CT를 촬영, 급성 충수염(맹장염)을 진단하고 다음날 충수절제술(맹장수술)을 시행했다.
수술을 마친 A씨는 전신 통증, 흉부 불편감, 오심, 복부 팽창 등 지속적으로 고통을 호소했고 맥박이 희미해져 타 병원으로 전원조치 됐지만 괴사성 근막염으로 인한 패혈성 쇼크로 사망했다.
괴사성 근막염은 주로 수술 후 절개 부위에서 발생하는데 수술하지 않게 되면 독성 쇼크증후군 등으로 환자 사망률이 30%에 이른다.
담당의사는 위 의료사고와 관련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돼 1000만원의 벌금형이 확정됐다.
맹장수술을 받은 아내를 잃게 된 남편과 세 자녀들은 "병원 과실로 환자가 사망했으므로 1억50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민사소를 진행했다.
법원은 환자의 청구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수술 후 A씨가 의료진에 호소한 증상들은 맹장염에 따른 일반적인 증상과는 달라 복강 내 농양 및 장폐색, 패혈증 가능성 등을 충분히 의심할 수 있었는데도 추가 CT촬영이나 세균 감염 검사등을 실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환자 사망은 맹장수술 후 발생한 괴사성 근막염으로 인한 패혈성 쇼크이고 괴사 부위를 조기 발견해 제거하고 항생제를 투여했다면 환자가 살 수 있었으므로 의료진과 환자 사망과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판결했다.
다만 재판부는 "유족은 망인이 항혈소판제를 복용 중이었으므로 의료상식 상 5~7일 뒤 맹장수술을 시행했어야 한다고 주장하나, 당시 환자의 질환 긴급도가 높아 의료진은 당장 수술을 시행해야했다"며 "타 진료과 협진 등 의료진이 환자의 질환 원인을 찾으려 조치를 취한 점을 감안해 병원 책임을 40%로 제한한다"고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