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비급여대상 진료에 대해 요양급여를 청구했다는 이유로 업무정지처분과 건강보험 거짓청구 명단공표 대상자로 공표된 의사에 대한 처분은 정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의사는 현지조사 당시 급여 대상‧비대상 진료가 혼재될 수 있다며 이같은 처분이 부당하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입증할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6부(재판장 이주영)는 최근 비뇨의학과 전문의 A씨가 보건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낸 요양기관 업무정지 처분 및 건강보험명단공표대상자 확정통보 처분 취소 청구에서 최근 원고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복지부는 2017년 A씨 의원에 대한 현지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A씨가 비급여대상 진료 후 요양급여비용을 이중청구하고 약제비를 부당하게 청구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A씨는 비급여대상인 조루수술 등을 실시하고 그 비용을 수진자에게 비급여로 징수했음에도 진찰료 요양급여비용으로 이중청구했다.
복지부는 A씨가 이 같은 방식으로 총 6415만원의 급여를 부당하게 수급했다고 판단, 72일의 요양기관 업무정지를 하는 동시에 6개월의 건강보험 거짓청구 명단공표 대상자로 확정했다.
그러나 A씨는 복지부의 이 같은 처분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에서 A씨는 “비뇨의학과 질환 특성상 요양급여대상과 비급여대상 진료가 혼재되는 경우가 많다”고 주장했다.
실제 환자에게 요양급여대상 질환과 비급여대상 질환에 관한 문진을 모두 실시한 후 실제 요양급여대상 진료를 한 부분에 대해서만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했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당시 조사 담당 공무원이 ‘지금 당장 서명을 하지 않으면 당장 1년간 업무정지명령을 내릴 수도 있다’라고 하며 강압적으로 군 바, 얼떨결에 조사 확인서에 서명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대법원 판례를 들며 “행정청이 현장조사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조사 상대방으로부터 구체적인 위반 사실을 자인하는 내용의 확인서를 작성 받았고, 확인서가 작성자 의사에 반해 작성된 것이 아니라면 확인서의 증거가치를 쉽게 부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 사건의 경우 현지조사 담당 공무원의 강요가 있었는지 볼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 말했다.
또한 급여대상 진료와 비급여대상 진료가 혼재됐다는 주장에 대해선 “비급여대상 진료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수진자에 대해 급여대상 진료와 관련한 일부 문진을 시행했다고 하더라도 별도로 실질적인 검사, 처방, 수술 등의 구체적인 진료행위가 수반됐음을 전혀 확인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는 진료행위인 비급여대상 진료에 부수해 그 전후에 이뤄지는 단순한 진찰, 검사, 처치 과정의 일부에 해당할 뿐 비급여대상 진료와 구분되는 독립적인 급여대상 진료를 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며 A씨 주장을 이유 없다고 판단, 모두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