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향후 5년간 진행되는 대대적인 의료산업 지원 방안인 '제1차 의료기기 산업 육성 지원 종합 계획안'을 발표했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최근 '제1차 의료기기산업 육성 종합계획 공청회'를 개최했다.
의료기기산업 육성 종합계획은 2020년 5월 시행된 '의료기기산업 육성 및 혁신의료기기 지원법'에 따라 수립되는 첫번재 법정 종합계획이다. 2023년부터 2027년까지 향후 5년간 국내 의료기기산업 발전기반을 조성하고, 국제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중장기적 비전과 추진전략을 제시했다.
국내 의료기기산업은 2020년 처음으로 무역수지가 흑자 전환했으며 2021년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로봇 등 신기술 융합으로 의료기기 개발에 다수 기업이 진입하고 있으며, 의료 현장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활용한 의사 창업 사례도 증가하면서 산업 육성을 위한 중장기적 계획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국내 의료기기산업 육성을 위한 주요 추진 전략과 과제를 두고 학계 및 연구계, 산업계 전문가들의 폭넓은 의견을 수렴했다.
이번 행사에서 김정연 보건복지부 의료기기화장품TF팀장은 의료기기 산업 동향을 소개하면서 제도적 미비점을 짚었다.
김 팀장은 먼저 "글로벌 기업이 선점한 내수시장에서 틈새시장을 공략하며 성공하는 국산 기업 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창업·중소기업 전주기 역량과 고급인력이 부족하고 고부가가치 영역에 대한 투자는 여전히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이렇다 보니 높은 기술수준과 안전성, 유효성 임상이 요구되는 3~4등급 의료기기 개발은 저조하다"고 밝혔다.
김 팀장은 의료기기 개발 후에도 시장 진입 '허들'을 존재하는 점도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김 팀장은 "인공지능 등 신기술 접목 제품은 실사용 환자 데이터 축적이 성능을 결젓짓는 핵심요소로 근거 창출이 매우 중요하나 시장 진출까지 장기가 소요되고 있다"면서 "안전성, 유효성, 우월성 입증을 위한 임상·실증 단계적 지원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관 기관과 유기적 연계 협력도 개선해야할 과제다. 분절적 지원으로 혁신역량 분산, 협력·상호성장이 가능한 산업 생태계가 부재하다는 지적이다.
김 팀장은 "기업과 의료기관간 정보 장벽이 존재하고, 단일 제품 연구자 중심으로 지원이 이뤄져 성과 확산에 한계가 있다"면서 "유망 기업 및 혁신선도형 기업 육성 체계가 부족해 지역별 인프라 연계를 통한 협력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행위료 포함 의료기기에 대한 제한적 별도보상과 혁신가치에 대한 규제기관별 상이한 접근이 산업계 시장 진입 장벽을 만들고 있다. 혁신의료기술 기기 별도 보상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팀장은 포스트코로나 새로운 패러다임 대응을 위한 전략적 투자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선택과 집중을 통한 R&D 투자 확대 ▲수출 주력 분야 집중 투자로 초격자 확보 ▲유망분야 신기술 투자로 글로벌 신시장 선점 ▲공익정 투자로 초고령화 대응 및 보건안보 확립 등을 제시했다.
패널로 참석한 전문가들도 다양한 의견을 개진했다. 특히 의료기기 업체들의 더 많은 성공 사례를 창출하기 위해 중소기업 전주기 역량 강화와 고급인력 양성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업계 "글로벌 역량 강화 위한 맞춤형 지원 필요"
조남권 한국의료기기공업형동조합 전무는 "글로벌 역량 강화를 위한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의료기기 산업의 경우 해외 진출 사례가 늘어나면서 대표적인 수출 주도형 산업으로 성장했다"면서도 "최근 유럽에서 의료기기 인증 규제를 강화하고 있으나 관련 기업 가운데 인증을 받은 곳은 두자리 숫자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의료기기 산업 특징은 다품족 소량생산이며, 주기도 짧다"면서 "정부에서도 이 같은 특성에 따른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인력 양성도 핵심이다. 조 전무는 "현재 의료기기 전문인력을 양성하겠다고 말하지만 대학원에서 배우는 실습 정도로는 부족한 실정"이라면서 "실습교육 지원 사업으로 현장 수요에 대응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법민 범부처전주기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단장도 "의료기기 산업은 기술 집약적인 산업이나 일반 공산품과는 성격 자체가 다르다"면서 연구개발 지원 필요성을 피력했다.
김 단장은 "사업단장으로서 이기심이 아니라 의료기기 기술 개발 단계는 물론 출시 이후에도 지속적인 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