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백신 450만도즈 감소…민간 유료접종 비상
질병청, “추가 생산·수입” 긴급 요청…박씨그리프·플루아릭스 품귀
2026.09.01 16:51 댓글쓰기

올해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생산·수입량이 지난해보다 약 450만도즈 감소하면서 민간 유료접종 시장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의료기관 선호도가 높은 수입백신 사노피 ‘박씨그리프’와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플루아릭스’의 물량 확보가 어려운 것으로 파악됐다. 플루아릭스의 올해 공급 물량은 지난해의 약 30%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백신의 병·의원 공급가격은 전년보다 약 30% 올랐으며, 사전예약 제품의 입고 일정도 지연되고 있다.

1일 데일리메디 취재를 종합하면 질병관리청은 지난달 26일 독감백신 제조·수입사에 ‘2026~2027절기 인플루엔자 백신 수급 안정화를 위한 생산·수입 협조 요청’ 공문을 보냈다.

해당 업체는 GC녹십자,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 SK바이오사이언스, 일양약품, 글락소스미스클라인, 시퀴러스코리아 등 6개사다.

질병청은 “인플루엔자 백신 생산·수입 현황을 확인한 결과 금년도 생산량이 지난 절기 생산량 대비 약 450만도즈 감소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가예방접종 및 민간시장 공급 물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금년도 인플루엔자 백신 수급이 불안정할 우려가 있다”며 “안정적인 예방접종을 위해 적정 수준의 백신 물량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각 업체에 국가예방접종과 의료현장의 안정적인 백신 공급을 위해 생산·수입 등을 통한 추가 물량 확보에 적극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기존 보고한 생산·수입계획과 비교해 물량에 변동이 발생할 경우 이를 질병청에 공유토록 했다.

박씨그리프·플루아릭스 확보난…국산으로 수요 이동

업계에서는 올해 독감백신 생산량이 감소한 배경 중 하나로 백신에 사용되는 권고 균주 변경을 꼽는다.

독감백신은 매년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하는 유행 예상 균주에 맞춰 새로 생산한다. 2026~2027절기에는 지난해와 비교해 유정란 및 세포배양 백신에 사용되는 3개 균주가 모두 변경됐다.

이에 제조사들이 새로운 균주에 맞춰 생산공정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생산 일정과 초기 수율에 영향을 받았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제조 후 품질시험과 국가출하승인도 거쳐야 해 접종철을 앞두고 단기간에 물량을 확대하기는 어렵다.

유통 현장에서 물량 확보가 특히 어려운 제품으로는 박씨그리프와 플루아릭스가 꼽힌다.

두 제품은 해외에서 완제품 형태로 들여오는 수입백신이다. 글로벌 본사의 국가별 물량 배정과 생산·수입 일정에 따라 국내 공급량이 결정돼 국내 수요가 늘더라도 즉각 추가 물량을 확보하기 어렵다.

복수 의약품 유통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플루아릭스의 올해 국내 공급 물량은 지난해 대비 약 3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매업체별 배정량이 크게 줄면서 주문이 조기에 마감된 사례도 확인됐다.

수입백신을 확보하지 못한 의료기관 주문은 GC녹십자, SK바이오사이언스, 보령바이오파마, 일양약품, 한국백신 등 국내 제조사 제품으로 이동하고 있다. 수입 제품을 대체하려는 수요가 몰리면 국산 백신의 민간 공급도 빠듯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0도즈 최대 15만4000원…사전예약 후 입고도 지연

독감백신 공급량 감소는 민간 유통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일부 독감백신의 병·의원 공급가격은 지난해보다 약 30% 올랐다.

사전예약 가격을 보면 성인용 0.5㎖ 백신 10관이 들어 있는 1박스 기준 박씨그리프주는 15만4000원으로 책정됐다. GC녹십자 지씨플루PF주와 CSL시퀴러스코리아 플루셀박스PF주도 각각 15만4000원이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스카이셀플루PF주는 14만8500원, 보령바이오파마 보령플루백신V주는 13만2000원으로 제시됐다.

당초 유통업체는 9월 첫째 주부터 셋째 주 사이 제품이 입고되는 대로 사전예약 물량을 우선 배송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백신 수급 문제로 입고 일정이 미뤄지면서 현재는 정확한 공급일과 최종 단가를 확정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박씨그리프는 10월 말, 플루셀박스는 9월 넷째주 출하가 예상되지만 이 역시 확정 일자는 아니다.

사전예약 가격도 제약사 공급단가를 토대로 제시된 잠정 가격이어서 실제 출고 시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 의료기관은 미리 물량을 예약하고도 접종 일정과 매입가격을 확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가격이 올랐는데도 정확한 입고 시점을 확답받기 어렵다”며 “추가 물량이 확보되지 않으면 접종 성수기에는 제품 선택 폭이 더 좁아질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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