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방까지 21초"…"위고비, 비대면진료 오남용 심각"
정상·저체중도 '다이어트용' 구매…여야 의원 "비만약, 비대면 진료서 제외"
2024.10.23 20:25 댓글쓰기



'기적의 비만약'으로 불리는 비만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티드)가 비대면 진료를 통해 손 쉽게 처방되면서 오남용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보건복지부는 비만치료제 등 일부 치료제를 비대면진료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최근 한국에 출시된 비만 치료제 위고비 오남용 우려와 불법 유통 문제에 대해 정부가 홍보와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위고비는 노보노디스크가 개발한 인크레틴 기반 비만치료제로 의사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다. 일론 머스크 등 유명 인사들이 복용을 했다고 알려지면서 화제가 됐고 지난 15일 국내 출시됐다.


식약처는 위고비를 BMI(체질량지수) 30 이상이거나 BMI가 27 이상이면서 당뇨병·고혈압 등 대사질환과 같은 동반 질환이 있는 과체중 또는 비만 환자 등에 처방하도록 했다.


하지만 단순히 '다이어트용'으로 만연하게 위고비를 처방 받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은 "지난번 식약처 국정감사에서 위고비 출시를 앞두고 불법 유통이나 과대광고, 부적절한 비대면진료에 대해 질의한 바 있는데 출시 이후 우려가 현실이 됐다"고 질타했다.


이어 "위고비 출시 이후 불법는 물론 남용 사례가 나오고 있다"며 "식약처는 수요자 맞춤형 홍보를 하겠다고 했는데 식약처보다 인플루언서 영향력이 더 커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적절한 접근 자체를 제도적으로 어렵게 할 필요가 있다. 사후피임약은 논의를 거쳐 비대면진료에서 빠졌다"며 "비대면진료 항목 추가에 예민한 전문성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도 비대면 진료 플랫폼 닥터나우를 언급하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특히 진료 시작부터 처방까지 21초 밖에 걸리지 않는 점을 들며 심각성을 강조했다.


그는 "비대면 진료 시 본인 확인도 제대로 하지 않고 기본적인 환자 상태도 물어보지 않는다"며 "이는 정상체중인데 단순히 비만치료제를 원한다는 이유로 전문의약품을 처방해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비대면 진료로 쉽게 구할 수 있는 만큼 당장 비대면 진료에 대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위고비를 비대면 처방 불가 의약품으로 빨리 지정해야 한다"고도 했다.


복지부 조규홍 장관은 "식약처와 오남용 우려 의약품으로 지정하는 것을 협의하겠다. 비만과 탈모치료제 등을 비대면진료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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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민 10.24 10:00
    비만.탈모뿐만 아니라 주사제 같은 냉장보관 의약품도 제외해야한다. 비대면 처방 정말 심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