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성심병원(병원장 김형수)이 최근 의료서비스로봇 사용 5만건을 돌파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성과는 로봇수술 등 진단·수술을 위한 로봇이 아닌 '의료서비스로봇' 사용량만을 집계한 국내 최초의 기록이다. 이로써 국내 최대 규모의 로봇 활용 의료기관으로서 위상을 공고히 다지게 됐다.
병원은 지난 2022년 8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총 11종 77대의 의료서비스로봇을 도입해 의약품 및 검체운반, 병원안내, 병동 간 물품 배송, 환자교육 등 간호·진료 지원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
특히 커맨드센터를 중심으로 로봇이 효과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시나리오를 발굴하고, 로봇 사용에 따른 업무프로세스 변경을 조율하며 실시간 모니터링과 문제 대응을 총괄하고 있다.
2024년 12월 31일 기준, 한림대성심병원 의료서비스로봇 사용 건수는 총 5만1092건이다.
가장 많이 활용된 로봇은 배송로봇(16대) 3만1782건이며, 이어 ▲방역로봇(2대) 1만5010건 ▲안내로봇(3대) 3234건 ▲비대면 다학제로봇(3대) 672건 ▲물류로봇(2대) 313건 ▲홈케어로봇(50대) 66건 ▲청소로봇(1대) 15건 순이다.
의료서비스로봇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한 부서는 약제팀으로, 2022년 8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누적 2만5933건을 기록했다.
약제팀은 특히 '약제나르미' 로봇을 활용해 병동 곳곳으로 약제를 빠르고 정확하게 배송했다. 덕분에 약사는 대면 업무가 줄고 간호사는 직접 약제실로 내려오지 않아 업무 효율성을 높였다.
뒤를 이어 5병동은 2023년 1월부터 지금까지 1709건을 사용했다. 주로 '병동나르미'와 '다학제로봇'을 통해 병동 간 물품을 배송하고 환자에게 교육 영상이나 안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간호사 등 의료진이 환자 케어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게 됐다.
최근 사용량이 큰 폭으로 늘어난 병리과는 2093건을 달성했다. 병리 검체운반에 특화된 '검체나르미'를 도입해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검체를 배송하고 있다.
의료서비스로봇에 대한 의료진과 환자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지난 2023년 하반기 진행한 '배송로봇 사용자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간호사 109명 중 90% 이상이 단순업무가 경감됐다고 답했으며, 94%는 계속 사용을 희망한다고 답했다.
의료서비스로봇을 사용한 의료진 중 대다수가 단순 반복 업무 부담이 줄어든 만큼 환자 케어와 진료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같은 기간 입원환자 147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93.9%가 영상 안내 서비스가 도움됐다고 응답했다. 99%는 로봇에 거부감이 없으며 93.9%는 로봇 서비스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환자들은 “로봇이 직접 일하는 걸 보니 신기하다”며 “로봇이 정확하게 길 안내를 해주니 헤매지 않고 편하게 병원을 이용할 수 있다”는 호응을 보이고 있다.
이미연 한림대의료원 커맨드센터장(방사선종양학과)은 "병원환경에 맞춰 사용 시나리오를 발굴하고 교직원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많은 의료기관이 의료서비스로봇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노하우를 공유하고 확산해 더 많은 환자가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김형수 병원장은 "의료서비스로봇 운영 노하우를 기반으로, 앞으로도 더욱 다양한 로봇을 도입하고 인공지능(AI)을 결합해 인텔리전트 병원(Intelligent Hospital)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한림대성심병원은 '스마트병원 RaaS(Robot as a Service) 사업' 국책과제 수행 컨소시엄에서 맞춤형 컨설팅을 담당해 2025년에도 더 많은 병원으로의 확산을 계획하고 있다.
또 병원 내 로봇 활용 성과를 글로벌로 확산하기 위해 관련 국제 표준 구축도 추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