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전 세계적으로 의료 중점이 과거 개인 치료에서 미래에는 사회 전체의 예방적인 차원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민에게 의료진의 인식을 전환하기 위해 사회적 책무성을 갖기 위해 노력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박소연 경희대 의대 교수는 지난 24일 대한내과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내과의사와 사회적 책무 : 교육 방향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발표하며 “향후 의사는 단순히 좋은 진료나 직업 전문성을 넘어 사회적 책무성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적 책무성이란 보건의료시스템 변화의 주체자로서 사회 요구에 영향을 주는 역할로, 정부나 시민단체 등과 협력해 사회의 요구까지 충족시키는 역할을 뜻한다.
박소연 교수는 “국내 건강 격차는 만 19세 이상 장애인 중 만성질환을 갖고 있는 비율이 2017년 81.1%로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에 있다”며 “다양한 인구 그룹의 건강 상태 구조적 격차인 건강 불평등 또한 심각한데 사회적 책무성 강조를 통해 개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역별 기대수명은 경기과천이 86.3세인 반면 경북영양은 78.9세, 응급 사망비율은 서울 동남권이 0.85%인 반면 강원 영월권은 2.09%로 큰 격차를 보였다.
박 교수는 “의료인의 사회적 책무성에 대한 강조는 40개 의과대학이 받는 평가인증 기준에 반영되는 등 의과대학 교육과정부터 나타나고 있다”며 “국가와 지역사회의 필요성, 특히 건강격차 해소에 초점을 둔 지역화 된 내용의 교육 및 진료가 이뤄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최근 온라인 의견을 보면 의사집단을 악(惡)의 무리로 간주하고 자기집단 이익만 추구한다는 의견이 많은데 근본적 변화 없이 이런 인식을 깨긴 쉽지 않다”며 “의료진이 이익만을 좇지 않고 지역사회나 국민을 걱정하고 의료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인식으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사회적 책무와 관련해서 노력해야 하고 그런 모습들이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예전 의과대학 다닐 때만 해도 공공의료에 대한 부분을 많이 듣지 못했고 배우지도 못했는데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공공의료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선 의사 내부적으로 인식이 바뀌어 국민들이 이를 느낄 수 있는 방향으로 가지 않아야 하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국내서도 ‘사회적 책무성’ 적용 시작 단계…‘AIDER 모형’ 제안
이러한 의사의 ‘사회적 책무성’은 국내서도 강조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지만 아직 도입된 지 얼마 안 돼 적용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박소연 교수는 교육 프로그램은 지역사회 요구를 반영해야 하며, 이에 충족할 수 있는 진료 역량을 지닌 유능한 의사를 양성한다는 개념인 ‘AIDER 모형’을 제한했다.
AIDER 모형은 ▲취약지역 요구 평가(assess) ▲조사연구(inquire) ▲연구결과를 통한 변화 유도(deliver) 및 교육 바탕의 건강정보 이해 능력(health literacy) ▲향상(educate) ▲지역사회 피드백(respond) 등을 골자로 한다.
박소연 교수는 “이는 의료취약지역 요구를 평가하고 조사 및 연구를 통한 변화를 유도하며 변화를 이어가기 위해 관련된 사람들에게 교육을 바탕으로 스스로 할 수 있게끔 능력을 이끌어주고 피드백을 통해 더 발전하는 것을 뜻한다”며 “최근 의협이나 내과학회 역시 사회적 책무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학회 내부적으로 사회적 책무성이라는 큰 틀의 개념 재정립과 함께 이를 실천하기 위해 사회적 책무성 선언뿐만 아니라 협력 시스템을 통한 컨소시엄 등이 필요하다”며 “이러한 개념을 바탕으로 지역과 국가 수준에서 우리가 어떤 공동 프로그램을 할 수 있는지 책무성과 관련된 전공의 교육과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