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 개도국 등 ODA 방향 전환 필요'
김철수 前 명성병원장 '기본 의료물품 생산 가능한 공장 지원 등 효과적'
2021.10.02 06:06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국가별 자체 대응 역량이 강화되면서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에 증여하는 국제보건 공적개발원조(ODA) 방향에 전환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공적개발원조(ODA) 규모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로 특히 보건의료 지원 규모는 매년 늘어나서 시작 초기인 지난 1995년~1995년 대비 최근 5년 2440배 이상 커졌고, 코이카가 지원한 10개국 15개 병원은 현재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국가 지정 병원으로 운영 중이다.
 
김철수 전 에티오피아 소재 명성기독병원장은 지난 30일 국제보건의료학회가 주관하고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KOFIH)가 서울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주최한 국제보건 ODA 포럼에 참석해 ‘해외 병원 운영 사례를 통한 포스트 팬데믹 ODA 연계방안’을 주제로 발표했다.
 
에티오피아에 위치한 명성기독병원은 지난 2004년 개원한 종합병원으로 내외과를 비롯한 17개 진료과 및 7개 세부전문 진료과와 252병상을 운영한다. 직원은 전문의 46명을 비롯해 의사 103명, 간호사 283명 등 총 654명이다.
 
김철수 전 원장은 “명성병원은 환자가 매년 증가해 2018년 기준 외래환자 19만8000명, 입원환자 6200명을 진료했으며, 2019년 수익은 39만7000달러를 기록했다”며 “이 외에도 의료사각지대 주민들을 위해 지역 의대생과 함께 정기적 이동진료와 교도소 수감자들을 위한 구강상태 점검 등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에티오피아 국립병원과 연계한 전공의 수련 및 세부전문의 수련과, 대한심혈관중재학회나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등 국내 학회와 협력해 세부전문의 수련을 진행하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우수한 인력 및 시설을 기반으로 타병원에서 진행할 수 없는 수술을 진행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아프리카 보건의료 인프라가 더욱 열악해져 기존과는 다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철수 전 원장은 “코로나19가 장기화되는 현 상황은 세계 1, 2차 대전에 버금가는 인류의 재앙”이라며 “글로벌 록다운으로 정부는 막대한 부채를 떠안고 개발도상국가들의 소외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관광이 주산업인 아프리카 정부는 대부분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제난 지속으로 간신히 유지되던 보건의료 기반 역시 붕괴되고 있는데 헬스케어센터들이 기존 업무 대신 코로나19 방역 사업에 치중하기 때문”이라며 “미국이나 캐나다같은 선진국은 백신 접종률이 50%를 넘는 반면 케냐는 1.7%, 시리아 1.5%를 보면 격차를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시점에서 이러한 개발도상국이 도움의 대상인지, 투자의 대상인지를 고려해봐야 한다. 에티오피아를 비롯한 아프리카 대부분의 국가는 제대로 된 제약공장 하나 없어 심지어는 거즈까지 수입해서 사용해야 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의료물품 등을 자국에서 생산할 수 있도록 기업체 운영을 지원한다면 보건의료 뿐 아니라 경제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향후 ODA사업은 도로나 기업 후원과 함께 이러한 부분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개도국 의료 기대 높아져, ‘ABC 프로그램’ 통해 역량 강화 추진”
 
조정명 코이카 SOG프로그램팀장도 이날 포럼에 참석해서 "아프리카 코로나19 회복력 강화를 위해 ‘ABC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선 보건의료 취약국의 ‘실질적 지원(Action on Fragility)’을 위해 그간 진단키트나 치료제 및 백신 지원에 집중했던 사업을 아프리카 국가가 자체적으로 진단기술 자체역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취약계층의 포괄적 복원력을 강화한다.
 
또한 ‘개도국 감염병 관리 역량 강화(Building Capacity)’를 위해 감염병 예방과 탐지, 대응사업을 형성하고 기획 및 추진을 지원할 계획이다.
 
조정명 팀장은 “코로나19 대응이 장기화되는 시점에서 기존에 코이카가 진행하던 사업과 코로나19 대응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지 않기 위해 분위기를 상기해야 할 시점”이라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밸런스가 갖춰진 병원 중심의 보건의료서비스가 가능토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개도국 파트너들이 바라는 의료 기대가 높아지는 만큼 추후 재활병원이나 감염병전문병원 등 특화된 전문병원 설립을 검토 중”이라며 “또한 의료인 역량강화를 위해 의학과 간호학, 보건학 등 고등교육을 강화하는 프로젝트를 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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