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의사회 "男청소년 예방접종 축소 계획 반대"
질병관리청, 만 12~17세 HPV 예방접종 '1차만 무료지원' 검토
2024.01.25 12:41 댓글쓰기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정부가 만 12~17세 남성 청소년의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예방 접종을 1차만 무료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데 대해 의료계가 재고해줄 것을 촉구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25일 질병관리청이 검토 중인 이 같은 계획안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질병청은 HPV 백신 무료 접종 대상을 기존 만 12~17세 여성 청소년, 만 18~26세 저소득층 여성에서 만 12세 남성 청소년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국가필수예방접종사업에서 남성 청소년의 경우 1차 접종만을 무료로 지원하고자 한다. 2~3차 접종 여부가 백신 효과에 큰 차이가 없다고 판단해서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지난 2022년 12월 발표가 질병청의 '2차 접종 무용론'을 고려하게 만든 배경으로 보인다. 


산부인과의사회는 "HPV가 흔하게 유발하는 질환이 주로 자궁경부암을 비롯한 여성암이라서, 남성은 HPV 백신을 맞지 않아도 괜찮다는 인식이 있으나 절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HPV 예방 주사로 군중 면역효과를 기대하기 위해서는 70% 이상의 남녀가 모두 접종을 해야 하며, 여성만 접종하는 것만으로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한 HPV백신을 1회만 접종했을 때의 효과는 아직 일관성이 없고, 더 많은 연구 결과를 통한 안전성 및 효과 검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의사회는 "HPV 백신의 1회 접종에 대한 연구 결과는 아직 논란이 있어 더 많은 연구 결과의 안전성 및 효과에 대한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는 면역원성과 HPV의 감염 여부에 대한 효과성을 확인했을 뿐, 궁극적인 HPV 백신의 접종의 목적인 HPV에 의한 질환에 대한 예방효과는 입증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단체는 "뿐만 아니라 HPV 백신의 1회 접종은 아직 국내 식약처에서 허가 외 사항"이라며 "1회 접종 또한 국내 허가기준에 맞춰 식약처의 검토 및 승인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 계획안이 실행될 경우 건강 불평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했다. 


산부인과의사회는 "1차 접종 이후 2~3차 접종을 본인부담금으로 접종을 하도록 한다면, 재정적으로 여유로운 일부 계층만이 추가 접종을 진행하게 된다"며 "이 경우 건강 불평등을 초래하고, 군중면역효과 달성에도 불리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HPV 백신은 만 9~14세 남녀는 1차로 맞고 6~12개월 중 2차까지 총 2회 접종을 한다. 14세 이후에는 1차 접종 후 2개월 뒤에 2차, 6개월 뒤에 3차 총 3회 접종한다. 정부는 지난 2016년부터 12세 이상 여아에게만 HPV 백신을 무료로 접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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