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대의원 축소 등 의협 대의원회 정수 조정 '부결'···TFT 구성
25일 정기대의원총회 개최, 발의안 3건 모두 무산···제2 의협회관 건립 등 '이견'
2020.10.26 05:51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고재우·신지호 기자]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가 대의원 정수 조정을 논의했으나, 법정관위원회 안·수정안·긴급 발의안 등 ‘3건’ 모두 문턱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다양한 직역을 포함한 논의체인 ‘대의원회 개혁 TFT’를 구성해 관련 사안을 논의키로 해 대의원 정수에 대한 불씨는 여전히 남았다.
 
의협 대의원회는 25일 서울 홍은동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제72차 의협 정기대의원총회’에서 대의원 정수와 관련해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정기대의원총회 이전부터 대의원회 의원 정수 조정은 초미의 관심사였다.
 
법정관위원회는 이날 오전 대의원 정수를 270명(기존 250명)으로 늘리고, 의학회 대의원 정수의 50명·협의회 대의원 정수의 45명·군진지부 5명·개별 직역협의회에 절사된 비례대의원 범위 안에 최소 2명 대의원 추가 배정 등을 총회에 올렸다.
 
하지만 법정관위원회에 참여한 좌훈정 대의원은 해당 안건 논의 중에 수정안을 발의했다. 좌 대의원의 수정안은 정원 270명, 의학회 몫(100분의 20·54명), 협의회(100분의 16·43명) 등이고, 이외의 부분은 같다.
 
좌 대의원은 “수정 발의하는 것이 원만한 법안”이라며 “젊은 의사를 비롯해 협의회 중에서 대표를 대의원회에 보내지 못 한 경우가 있어, 특히 젊은의사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긴급발의안이 나왔다. 전일문 대의원이 정원 250명, 의학회(100분의 10명·25명), 협의회(100분의 10명·25명) 등 안을 들고 나온 것이다.
 
전 대의원은 “2000년 의약분업 투쟁 이후 20년 만의 의료계 총파업에서 회장의 독단적인 합의로 사태가 이 지경까지 왔다”며 “임총에서 회장 불신임안·비대위안 모두 부결돼 회원들의 모든 불만은 대의원회로 오게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자신이 발의한 안은) 직선제 대의원을 늘려 민주적 정당성을 가져가자는 것인데, 오히려 고정 대의원의 몫을 늘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법정관위원회안과 좌 대의원 수정안이 정원을 20명 늘리고, 의학회·협의회 몫을 늘리는 등 고정 대의원 수를 늘리는 것임을 꼬집은 것이다.
 
하지만 세 가지 안건은 모두 부결됐다. 정관 개정과 관련해서는 참석 대의원 ‘3분의 2’ 동의가 필요한데, 정족수는 충족됐음에도 이를 만족하지 못 했다. 법정관위원회 안(찬성73 반대91 기권7)·수정안(찬성113 반대52 기권8)·긴급 발의안(찬성49 반대113 기권6) 등이었다.
 
세 가지 안건 모두 의료계 총파업 당시 주축이었던 젊은 의사들의 대의원회 참여율을 높이기 위한 것이었으나 부결된 셈인데, 대의원회는 젊은 의사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길을 계속 모색하기로 했다.
 
대의원 정수와 젊은의사 비율 제고 등을 논의할 대의원회 개혁 TFT를 설치키로 한 것이다,(찬성 134, 반대 19, 기권 14)
 
윤형선 대의원은 “다양한 직역을 포함한 논의체가 필요하다”며 긴급토론을 제안했고, 대의원들은 이에 동의했다.
 
2차 중도금 납부하지 못한 ‘오송 제2 의협회관’
오소 제2 의협회관을 놓고도 이견이 노출됐다.

의협은 대의원회는 지난 2017년 4월 23일 있었던 제69차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충청북도 오송 부지 매입을 승인하고, 지난해 4월 28일 개최된 제71차 정기대의원총회에서는 제2회관 건립을 위해 충북 오송 바이오 밸리 매입을 의결했다.
 
이미 두 차례 총회에서 해당 건이 통과됐기 때문에 오송 제2 의협회관은 기정사실화 되는 듯 했으나, 이날 발의된 ‘오송 제2 의협 부지 매입 자금 충당을 위한 긴급 동의안’에는 회원들 의견이 엇갈렸다.
 
현재 의협은 1억9400만원의 계약금 납부를 완료한 상태이나 1·2차 중도금은 미납했다. 긴급 동의안에는 신축중인 이촌동 의협회관을 담보로 약 20억원을 추가 대출해 오송 제2 의협 회관 부지매입 특별기금으로 활용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충청 지역 회원들을 중심으로 제2 의협회관 건립 당위성을 주장하는 발언이 이어졌으나 적지 않은 회원들이 재정 등 현실적인 면을 꼬집었다. 이촌동 회관 신축에도 어려움이 있는데, 오송에 제2 의협회관을 건립하고 운영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다.
 
박영구 대의원은 “20억원짜리 땅 2000평을 가지고 했다고 해서 부자는 아니”라며 “그 땅은 연구소 부지이기 때문에 계획에 따라 어느 정도 규모의 건물을 지어야 하고, 그 건물 건립비가 100억 혹은 200억원이 될지 모르며, 인력비 등 운영비용을 고려했을 때 블랙홀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회계 통합·더뉴건강보험 등 감사 결과 두고 내부 ‘격론’
 
한편 이날 열린 정기 대의원총회에서는 회계 통합, 더뉴건강보험 등을 두고 대의원 간 격론이 오갔다.
 
회계 통합은 목적회계를 고유회계로 통합하는 안과 관련이 있다. 앞서 예결산분과회의에서 논의됐고 제71차 정기대의원총회에서 통과된 건인데, 감사 결과가 이를 부정하는 내용이라는 점이 지적됐다.
 
이와 함께 경기도 대의원 등을 중심으로 ‘통합 회계가 적절하느냐’는 반발도 상당했다. 경기도의사회는 예산 투명성·전용 위험성·코로나19로 인한 회원의 어려움 등을 들어 회계 통합에 반발해 왔다.
 
더뉴건강보험도 거론됐다. 최대집 의협 회장이 지난 2018년 5월 제안한 ‘더뉴건강보험’은 정부의 재정 투입 확대 및 국민이 체감하는 보장 확대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문제는 보장 확대가 문재인 케어와 대동소이한 내용이고 최대집 집행부가 보건복지부 제안 결정을 독단적으로 했을 뿐더러 문재인 케어를 막겠다는 의료계 정책과 맞지 않다는 것이다.
 
최상림 대의원은 “이런 감사 보고가 일찍 나오지 않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집행부는 수임사항을 위반한 것이고, 이런 일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고재우·신지호 기자 (ko@dailymedi.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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