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성모 의료진과 KTX 기적···심장이식 소방관 구명(求命)
영남대병원서 헬기 이송 무산, 긴급 열차 상황서 출발시간 3분 늦춰 수술 성공 기여
2021.02.08 18:39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병원장 권순용)의 4번째 심장이식 성공 뒤에는 한국철도공사(Korail)와 탑승객들의 숨은 공로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뇌사자로부터 적출한 소중한 심장을 대구에서 서울로 이송하는 도중, 간발의 차로 예정된 KTX를 놓칠 뻔 했으나 환자를 위한 의료진의 간절한 요청과 한국철도공사 협조, 그리고 승객들의 보이지 않는 배려로 열차 운행 시간을 3분간 조정해 제시간에 심장을 태울 수 있었던 것이다.

최근 은평성모병원에 따르면, 장기이식센터 심장이식 적출팀은 대구 영남대학교병원에서 뇌사자 심장을 적출하는 데 성공하고 헬기 이송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나 수술 당일 저녁 중부지방의 기상 악화로 헬기이송이 무산되면서 KTX로 심장을 이송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동대구역까지의 앰뷸런스 이송 시간을 고려했을 때 열차 출발시간보다 심장 도착이 3분 정도 늦을 가능성이 높았다. 

이에 의료진은 한국철도공사에 열차 시간 조정을 요청했다. 한국철도공사는 열차가 3분 늦게 도착하도록 시간을 확보했고 의료진이 서울역에 도착한 후에도 엠뷸런스에 빠른 시간 내 탑승할 수 있도록 도왔다.
 
심장 수혜자인 서민환 씨는 서울 종로소방소에서 근무하는 현직 소방관으로 건강한 생활을 하던 중 2019년 10월 건강검진에서 심전도 이상을 발견해 정밀검사 후 확장성 심근병증을 진단받았다.

한국철도공사와 의료진 노력으로 서 씨는 무사히 이식 수술을 마치고 7일 간의 중환자실 회복기간을 거쳐 일반 병동에서 건강을 회복한 후 수술 20여일 만인 지난 2월 5일 퇴원했다. 
 
서민환 씨는 “다시 건강을 되찾을 수 있도록 치료와 상담, 수술까지 모든 과정에서 최선을 다해 돌봐준 의료진과 무사히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며 “무엇보다 심장 기증으로 새로운 생명을 나눠주신 기증자의 뜻을 이어받아 소방대원으로서 소중한 생명을 구하는데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심장이식수술을 집도한 장기이식센터 심장이식팀 강준규 교수(흉부외과)는 “의료진은 물론 신속하고 안전하게 뇌사자 심장이 이송될 수 있도록 도와준 한국철도공사에 깊이 감사드리며, 이번 심장이식이 장기 기증 문화 확산과 장기 이송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이는데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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